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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경지대를 넘나든 흔적을 따라가다: 〈보더리스 사이트〉

exhibition 김예람 기자 2021.05.12


압록강을 문화·경제적 경계선으로 둔 사회를 이야기하는 전시 〈보더리스 사이트〉가 문화역서울 284에서 3월 17일부터 열리고 있다. 전시를 주관·기획한 정림건축문화재단은 그동안 사회학, 문화인류학, 건축사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신의주-단둥 지역을 탐구하고, 그 내용을 강연 시리즈 ‘보더스 프로젝트 리서치 포럼’으로 공유해왔다.

신의주와 단둥은 일제가 대륙 진출을 위해 조성한 계획도시로, 인근 국가의 힘겨루기 속에서도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하나의 권역처럼 작동하고 있다. 전시는 이 접경지대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을 짚고, 그 상황을 작가 열여덟 팀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건축 스튜디오 바래(전진홍, 최윤희 공동대표)는 움직이는 트랙 ‘보더 인 모션’(2021)을 설치하여, 관람객이 작품을 이동시키면서 동시대에 일어난 사건들 간의 관계를 유추해보도록 만들었다. 신제현은 퍼포먼스 영상을 가미한 설치작품 ‘회전하는 경계’(2021)를 선보이며, 경제력을 과시하기 위해 접경지대에 지어지는 이데올로기적 건물의 인지 부조화를 이야기한다. 작가는 압록강 근처의 태양 호텔을 재현한 원형 구조물을 설치한 다음, 그것을 굴려 호텔 내부가 아수라장으로 변하는 상황을 영상으로 담았다. 겉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실상 안을 들여다보면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보더리스 사이트〉는 남북 휴전선이 아닌 북중 접경지대를 소재로 하는 우회적 전시 화법을 선택했다. 이런 기획 덕분에 관람자는 첨예한 이념 싸움에서 한 발짝 물러나, 무엇이 경계를 만들고 그 규정으로 어떠한 문화·사회적 현상이 유발되는지를 곱씹을 수 있게 됐다. 전시는 5월 9일까지.

 

전시 전경 ⓒ 김예람​

 

 

전시 전경 ⓒ정림건축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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