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18일, 리처드 로저스(1933~2021)가 향년 88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유족은 로저스가 런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으며 사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로저스는 구조와 설비를 과감하게 드러내는 하이테크 건축으로 건축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가 세계적 건축가 반열에 올라선 건, 프랑스 파리에 있는 퐁피두센터 설계공모에 당선되면서다. 렌조 피아노와 공동 설계한 퐁피두센터(1977)는 철골구조와 에스컬레이터, 설비 시스템 등을 외부로 노출한 건물이다. 당시 이 디자인은 논란에 휩싸일 만큼 파격적이었으나, 현재 파리를 상징하는 건축물로 자리매김하였다. 또한 로저스는 런던을 터전으로 활동하여 이곳에 많은 유산을 남겼다. 그중 대표작인 로이드 오브 런던(1986)은 퐁피두센터와 유사하게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배수관 등을 그대로 내보인다. 한국에는 그의 설계작으로 여의도 복합단지 파크.1(2021)이 있다. 이 건물 역시 붉은색 기둥과 크레인을 강조해 구조 기술력을 보여준다.
2007년 로저스가 프리츠커상을 수상할 당시 심사위원은 그의 건축이 갖는 지속가능성, 에너지 효율성뿐 아니라 사용자 배려 측면을 높이 평가했다. 이외에도 그는 스털링상(2006, 2009),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의 황금사자상 평생공로상(2006)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로저스가 공동 설립한 로저스 스터크 하버+파트너스(이하 RSHP)는 회사 홈페이지에 애도 성명을 냈다. 공동 설립자 그레이엄 스터크(RSHP 수석 디자인 파트너)는 “우리의 모든 여정에는 단순하지만 결정적인 방아쇠가 필요했고, 로저스는 그때마다 탁월한 재능으로 핵심을 짚어냈다. 그런 당신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애도를 표했다.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 / Image courtesy of RS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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