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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book 2018.09.03


 

‘건축이란 무엇인가?’, ‘좋은 건축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는 건축을 공부하거나, 건축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질문이다. 하지만 누가 들어도 명쾌하게, 만족할 만한 답을 찾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김광현은 이런 질문은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건축의 근본적 의미나 가치가 궁금하다면 차라리 ‘집을 왜 짓는가’라고 묻는 게 휠씬 더 낫다고 설명한다. 서울시립대학교와 서울대학교에서 42년간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한 김광현이 지난 2월 28일 퇴임 후 『건축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을 출간했다. 이 책은 건축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나 지금 건축을 배우고 있는 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건축의 중요함과 소중함, 근본을 말한다. 김광현은 “오늘의 상황에서 우리가 건축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폭넓고 깊게 공부하여 우리가 사는 건축물과 마을과 도시를 바라보는 눈을 갖게 하려는 목적으로 썼다”고 설명했다.

『건축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은 노르웨이 헤드마르크 박물관 창가의 빈 와인 병에서부터 시작한다. 김광현은 “창가의 빈 병은 창가에 그렇게 서 있음으로써 비로소 처음으로 창가와 유리창과 바깥의 여러 유적들에게는 그 자신의 모습을 건네주고, 인간들에게는 빈 병의 참모습을 돌이켜보게 한다”고 말하며, 건축의 원형을 발견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그의 여정은 문래동에서 발견한 다리 잘린 의 자가 놓여 있는 어느 골목길에서 마무리된다. “공간을 이렇게 협소하게 만든 건물들 자체는 감상의 대상이 아니며 감탄의 대상도 아니다. 그러나 이들이 공간을 나눠 쓰는 방식만은 눈여겨봐야 한다”며 공공 공간에 대한 의미를 되짚는다. 결국 저자는 “우리는 건축 안에서 태어나고 죽으며  건축으로부터 멀리 도망갈 수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건축을 전공하는 학생이든 건축가이든 누구나 건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유명한 건축가들, 하이데거와 한나 아렌트와 푸코 같은 당대의 사상가들, 고대 이집트 도시부터 아마존 야노마모족의 공동주택, 홍대입구 같은 수많은 건축물과 건축 공간이 등장한다. 700여 쪽이 넘는 두께에 쉬이 읽을 엄두가 나지 않지만,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술술 읽히는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건축은 진리를 찾는 학문이 아니다. 그러나 진실한 건축은 분명 존재한다”는 저자의 믿음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퇴임 후 김광현은 “30대 건축가들이 고민이 많은 것 같다. 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장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 『건축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뿐만 아니라, 더 많은 책들이 출간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대학교의 교수가 아닌 학자로서, 선생으로서 그의 행보가 기대된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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