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2023년 4월호 (통권 665호)
광주의 도심이 예술 작업으로 채워질 준비를 하고 있다. 제5차 광주폴리는 연말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고, 제14회 광주비엔날레는 4월 7일부터 7월 9일까지 열린다. 광주폴리는 광주비엔날레의 일환으로 시작됐으나, 2013년부터 독립적으로 추진된 프로젝트다. 이번 광주폴리의 총감독인 배형민(서울시립대학교 교수)은 제목을 ‘순환 폴리’로 잡았다. 배형민은 기후 위기에 대응하려는 의지를 담아 광주폴리에 환경 친화적인 재료를 사용하고, 제작 과정에서도 지역과 다층적으로 협업하도록 계획했다. 최근 공개된 광주폴리 참여작가 네 명(팀)은 이토 도요, 어셈블 스튜디오, 아틀리에 루마, 비씨 아키텍츠다. 이 목록은 순환, 기후와 같은 순환 폴리의 키워드가 어떠한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 나아갈지 추측할 수 있게 한다. 어셈블 스튜디오는 모든 과정에서 그룹 구성원 간의 협업을 중요하게 여기며 지역의 역사와 개성을 반영한 결과물을 선보여왔고, 아틀리에 루마는 디자인 및 리서치 연구소로 농어업 부산물과 폐기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이번 광주폴리는 ‘광주폴리 둘레길 조성사업’과도 함께 진행된다. 광주폴리 둘레길 조성사업의 취지는 단순히 폴리와 폴리를 잇는 물리적인 둘레길 조성에 그치지 않고, 폴리가 주는 공간을 매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광주폴리를 더욱 알리겠다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지난 10여 년 동안 광주 도심 곳곳에 설치된 30여 개의 기존 폴리 작업들이 서로 연계될 예정이다. 광주폴리 둘레길 사업 또한 배형민이 이끌며, 참여 작가는 건축과 환경의 상호 관계를 탐구해온 리서치 기반의 건축 연구 사무소 바래(공동대표 전진홍, 최윤희)와 목구조와 한국 전통의 공간 형식 등을 접목해온 조남호(솔토지빈건축사사무소 대표)다. 한편 광주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은 이숙경이며, 제목은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다. 여기서 물은 전환과 회복의 가능성을 내포한 은유로써 사용됐다. 제5차 광주폴리와 제14회 광주비엔날레가 공통적으로 주목한 주제는 기후 문제다. 현시대의 화두이기도 한 기후 문제는 그 이유 중 하나인 자본주의, 해결 방법 중 하나인 친환경 등 논의의 층위가 다양하다. 예술가, 건축가 등이 이러한 기후 문제를 어떻게 해석하고 풀어내 결과물로 구현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광주에 마련될 것이다. 박지윤 기자
제5차 광주폴리 총감독 배형민 Image courtesy of Gwangju Biennale Foundation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이숙경 Image courtesy of Gwangju Biennale Foun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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