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3년 8월호 (통권 669호)
작가 서용선의 50여 년에 걸친 작품 세계에 대한 연구조사 전시 〈서용선: 내 이름은 빨강〉이 7월 15일 아트선재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내 이름은 빨강’은 오르한 파묵의 소설에서 따왔다. 회화와 화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소설 속 갈등은 스스로의 회화 세계를 모색하고 연단해온 서용선의 궤적과 유사하다. 서용선 작업의 서사적 축에는 도시-인간-역사(신화)가 있다. 한국전쟁, 정치인 등을 소재로 다루며 한국의 근대성을 뿌리 깊이 내재한 그의 작품은 그동안 주제적 또는 장르적 측면에서 읽혀왔다. 이번 전시는 여기에 선-면-형-색의 축을 더해 기존의 평가와 논의를 넘어선 해석을 보인다. 화가로서 ‘그린다’는 행위와 작품에 드러난 조형에 초점을 두어 서용선이 구축한 ‘회화적 공간’을 인식하고자 하는 것이다. 재구성된 70여 점의 작품은 도시를 다룬 ‘1부: 골드’, 역사와 정치를 다룬 ‘2부: 블랙’, 삶과 자연을 다룬 ‘3부: 나-비’의 세 개 공간에 구현됐다. 1부에는 1980 ~1990년대의 변화하는 서울과 사람들의 모습에 대한 작가의 관찰과 탐구를 보여주는 ‘숙대 입구 07:00-09:00’(1991), ‘도시-차 안에서’(1989, 1991) 등이 전시된다. ‘빨간 눈의 자화상’(2009)으로 시작하는 2부에는 정치와 역사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 인식을 드러내는 일련의 자화상부터 죽음에 대한 사유가 담긴 ‘낙화’(2006)와 ‘청령포’(2007), 그리고 갈등과 신뢰를 다층적으로 은유하는 ‘화합’(2008), ‘ ‘경’자 바위’(2014) 등이 시대와 맥락을 순차하는 대신 다축을 가로지르며 재배열된다. 9월 15일 개막하는 3부는 작가로 대변되는 나무 조각과 풍경화, 인물화를 통해 삶과 예술의 일치를 위한 작가의 성찰적 태도와 의지를 드러낼 예정이다. 전시는 10월 22일까지. (윤예림 기자)

‘1부: 골드’ 전시 설치 전경_Image courtesy of Art Sonje Center ©Cheolki Hong

‘2부: 블랙’ 전시 설치 전경_Image courtesy of Art Sonje Center ©Cheolki Hong
▲ SPACE, 스페이스, 공간
ⓒ VMSPA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