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4년 8월호 (통권 681호)
〈에어 폴리 – 물질의 순환〉 전시 전경 / Images courtesy of Gwangju Biennale Foudation
이코한옥을 설명하고 있는 배형민 ‘순환폴리’ 감독 / Images courtesy of Gwangju Biennale Foudation
제5차 광주폴리 ‘순환폴리(Re:Folly)’의 윤곽이 차차 드러나고 있다. 계획된 폴리 네 곳 가운데 조남호(솔토지빈건축사사무소 대표)의 ‘숨 쉬는 폴리’(「SPACE(공간)」 671호 참고)가 지난해 11월 공개된 데 이어 지난 6월 18일 바래(공동대표 전진홍, 최윤희)의 ‘에어 폴리’와 어셈블+비씨 아키텍츠+아틀리에 루마의 ‘이코한옥’이 완공을 알렸다.
에어 폴리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7월 14일까지 전시됐다. 바래는 앞선 〈순환 도시〉(「SPACE」 674호 참고)를 통해 미역 부산물을 활용한 생분해성 재료 실험의 과정을 한차례 선보였다. 이번 전시는 그간의 재료 실험에 기반한 구축적 공간을 중심에 둔다. 에어 폴리는 전남 고흥 미역 양식장에서 출발한다. 현장에서 빈번히 쓰이는 멀칭 비닐과 플라스틱 부표에서 영감을 얻은 바래는 미역 줄기와 뿌리로 폐비닐을 대체할 방도를 찾아 나섰다. 에어 폴리는 그로부터 확장된 연구와 실험 결과로 ‘에어 부표’, ‘에어 필로우’, ‘에어 리프’ 모듈을 결합한 가변형 공간 구조물이다. 바닥을 구성하는 에어 부표, 상부의 공기 구조를 이루는 에어 필로우, 에어 리프의 조합으로 자유롭게 변형해 사용할 수 있다. 각각의 모듈은 다양한 규모와 산업을 넘나들며 활용되도록 고안됐는데, 에어 폴리 주변으로 놓인 화분과 의자들, 전시장 한편에 늘어선 옷걸이도 모듈을 다르게 조합한 예시다. 옷걸이에는 홍익대학교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와 협업해 해조 원단으로 제작한 의복이 전시돼 생분해 소재의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 바래는 에어 폴리의 사용 연한을 의도적으로 짧게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만 디자인되며 정해진 쓸모를 다하면 폐기되는 일상의 많은 제품에 대한 질문이 담겼다. 에어 폴리는 파빌리온으로서 수명을 다하고 해체가 되어도 다양한 크기와 얼굴을 한 채 생애를 이어갈 것이다.
어셈블+비씨 아키텍츠+아틀리에 루마의 이코한옥은 자연 소재와 현대 기술의 결합으로 광주 도심에 버려진 한옥과 마당을 복구한 것이다. 각각 영국, 벨기에, 프랑스에 기반을 둔 세 팀은 건설 재료, 건축 생산 과정, 지속가능성 등을 주제로 학문과 현장을 넘나드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코한옥은 광주를 비롯한 호남 지역의 경제-문화- 자원을 연결하는 생태적 건축을 목표로 한다. 꼬막 껍질을 배합해 만든 벽돌로 담장을 쌓고 재생 기와 위에 굴 패각 성분을 이용한 유약을 바르는 한편 단열재로는 왕겨를 사용하고 전복 껍질 입자가 반짝이는 미장재로 벽을 칠했다. 이처럼 광주부터 여수, 담양, 김제 등 호남 지역에서 온 자연 재료들이 이코한옥의 요소를 이루며 ‘순환 자원’의 가치와 미감을 드러낸다. 재료의 연구와 개발에는 김형기(조선대학교 교수)와 윤정원(서울시립대학교 교수)이, 실험적인 시공과 설계 과정에는 스튜가하우스와 어반소사이어티가, 조경에는 VNH와 안팎이, 특수한 건축 재료 제작에는 고령기와와 세진플러스 등의 기업이 참여했다. ‘순환폴리’의 총감독 배형민(서울시립대학교 교수)은 이 같은 다양한 주체의 협업이 이번 광주폴리의 주요한 의제라고 강조했다. 자원은 가능한 한 호남 지역 기반으로, 연구와 디자인 역량은 국내외로 넓게 포섭한 것이 ‘순환폴리’의 정신이자 방법론이라는 것이다. ‘순환폴리’는 올해 가을 이토 도요의 ‘옻칠 집’ 완공을 마지막으로 정식 개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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