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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로 직조한 한반도의 초상: <구정아: 오도라마 시티>

exhibition 이소운 기자 2025.02.07


「SPACE(공간)」 2025년 2월호 (통권 687호)​ 

 

 

〈구정아: 오도라마 시티〉 2층 전시 전경 ©Goh Jeong Kyun

 

2024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선보인 〈구정아: 오도라마 시티〉의 귀국 보고전이 아르코미술관에서 개최 중이다. ‘오도라마’는 향을 뜻하는 ‘오도(odor)’에 극을 의미하는 ‘드라마’를 결합한 단어다. 향에 의해 기억과 감각이 촉발되는 과정을 극적 재현으로 본 것이다. 작가 구정아는 비가시적 요소를 시각예술의 재료로 활용하는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는 한반도 전역에서 채집된 일상적인 향들을 통해 우리 주변의 사물과 풍경을 섬세하게 재배열한다. 이를 위해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새터민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이들에게 한국에서의 삶과 기억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를 통해 600여 편의 다채로운 ‘향기 메모리’가 수집됐고, 작가는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키워드를 분류해 장독대, 밥, 조부모, 공중목욕탕 등 17가지 ‘후각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뫼비우스의 띠 형상의 거대한 조형물을 전시장에 배치해 후각적 경험을 전달했던 한국관 전시와는 달리, 이번 귀국전에서는 향기의 서사에 집중해 전시장 1층에 600여 편의 이야기를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2층에서는 한국관 전시 조형물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목재 오브제에 최종 구현된 17가지 서로 다른 향기를 담아냈다. 관람객들은 오롯이 후각에만 의존해 이 향이 무엇의 재현인지 유추한다. 향이라는 매체를 통해 우리 주변의 사물과 풍경에 관한 각자의 기억과 조우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전시는 3월 23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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