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5년 7월호 (통권 692호)

‘처마’(2025) 설치 전경 ©Lee Sowoon
공예의 섬세한 표현과 건축의 구조적ㆍ공간적 논리가 만나는 지점을 탐구하는 전시 프로젝트 ‘The Language of Architecture(건축의 언어)’ 시리즈의 첫 번째 장, 〈선들〉이 스페이스비이에서 6월 28일까지 열렸다. 이번 전시는 사(絲)나 초(草)처럼 가늘고 낭창한 선형 재료와, 그것들을 엮는 직조 방식이 지닌 건축적 잠재력에 초점을 맞췄다.
작가 김나연과 건축가 김효영(김효영건축사사무소 대표)의 ‘처마’(2025)는 처마 곡선을 형태적 출발점으로 삼아, 직조가 구조를 갖추는 지점에서 선의 의미를 탐색한 설치 작업이다. 한산모시에 삽입된 강선은 섬유의 유연성에 긴장감을 더하며, 중력에 따라 휘어져 곡선을 만들고, 평면으로 직조된 선은 공간 속 입체적 선으로 전환된다. 작가 손민정과 건축가 이대우(이대우건축사사무소 대표)의 ‘인투 더 밤부’(2025)는 대나무의 선형성을 이용해 공간의 외피를 구성한 설치 작업이다. 외피의 짜임은 담양 밥바구니의 날대와 모심대의 구조에서 착안했으며, 대나무의 재료적 특성과 구조적 성능을 고려해 돔 형태로 발전시켰다. 반복과 교차를 고려한 설계는 구조물 너머로 시선과 움직임에 흐름을 만들고, 전시 공간 속에 감각의 경계를 형성하는 조형적 구조로 작동한다. 이외에도 전시는 직물로 만든 기둥, 실을 당겨 만든 파티션, 나무 살을 엮어 만든 벤치 등 다양한 형식의 직조 작업을 통해 직조가 건축적 요소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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