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5년 11월호 (통권 696호)

국립도시건축박물관 개관전 중 박물관 외부 발코니에 건물의 1:1 입면을 전시하는 ‘건축 파사드 시스템’의 렌더링 이미지. ©Ministry of Land, Infrastructure and Transport + SIGONGtech Co., Ltd

국립도시건축박물관 개관전 중 도시・건축 인프라를 다루는 전시 ‘길 위와 길 아래’의 렌더링 이미지. ©Ministry of Land, Infrastructure and Transport + SIGONGtech Co., Ltd.
지난 9월 25일 한국건축단체연합의 주관으로 제21회 건축의날 행사가 개최됐다. 건축사회관에서 열린 본 행사에서 김성홍(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은 ‘국립도시건축박물관의 탄생과 비전’이란 제목의 강연을 통해 국립도시건축박물관(이하 KMUA) 개관전의 구체적인 내용 및 진행 과정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세종시 박물관단지에 들어서는 KMUA는 도시 건축 관련 아카이브, 전시, 교육, 연구를 아우르는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박물관이다.(「SPACE(공간)」 638호 참고) 건축, 전시기획, 소장품 구입이 동시에 이뤄지는 전례없는 프로젝트인 만큼, 부지의 물리적 조건을 비롯해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민관이 협업하며 꾸려진 추진체계, 진행 과정, 개관전의 청사진을 소개했다.
2021년 전시감독으로 위촉된 김성홍은 기획 과정에서 맞닥뜨린 장애물과 도전 과제, 그에 대한 전시의 전략을 먼저 중요하게 짚었다. 박물관(museum)의 사전적 정의(영구적인 기관으로서 유형 및 무형의 유산을 연구 수집 보존해서 전시하는 장소)와는 달리, 메이지유신 때 일본에서 번역되어 국내에 정착된 미술관과 박물관의 관습적 개념의 차이가 큰 장애물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리지낼리티를 가진 예술품을 전시하는 미술관과 달리 실물을 가져올 수 없는 한계 속에서, “모조품이나 재현물을 전시하면서도 긴 설명 없이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전시를 구상하는 것이 중요한 도전 과제였다”고 전했다. 이를 극복하는 전시기획의 전략은 도시와 건축의 다양한 스케일을 전시 공간 안에서 경험하게 하는 것, 눈에 보이지 않는 도시의 하부구조와 단면—지하 공간, 인프라 스트럭처—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강연 후반에서는 개관전 〈삶을 짓다: 한국 도시건축, 1950~2010〉의 세부 구성이 공개됐다. 10개 소주제전으로 구성된 개관전은 ‘공통 서사 구조’를 가진 것이 특징인데, 모든 전시는 ‘어떤 배경에서 만들어졌는지(정부)’, ‘누가 만들었는지(도시 및 건축 전문가)’, ‘시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따라 전개된다. 구체적으로는 KMUA의 특징과 조성 과정을 담은 특별전을 시작으로, 1950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의 도시・건축 역사를 연대기로 톺아보는 전시, 아파트와 비(非)아파트로 대별되는 60년의 주거사를 모형 등으로 소개하는 전시, 도시 인프라의 하부구조를 단면 모형으로 보여주는 전시, 오늘날 우리 건축의 재료와 구법을 대변하는 철근콘크리트를 다룬 건축 구법 전시, 한국의 1세대 도시계획가와 건축가를 조명하는 인물 전시, 설계 도구의 발전이 가져온 변화를 살펴보는 전시, 외부 발코니에서 설치된 파사드 실물 전시, 야외 전시 등으로 구성됐다. 전반적으로는 내용과 형식 측면에서 전문성과 대중성의 균형을 맞추고자 노력한 점이 눈에 띄었다. 설명을 최소화하고 전시의 물성을 강조해 모형의 축적을 1:5, 1:10, 1:30 수준으로 키운 것도 시민들과 소통하고자 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됐다. 김성홍은 KMUA가 기관에서 소장품을 수집한 이후 아카이빙을 통해 전시를 구성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전시 자체가 아카이빙이 되어 수집으로 이어지는 역프로세스를 따른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해당 내용을 세계박물관협회에서 발표한 뒤 큰 주목을 받았다고 설명하며, 향후 공개될 KMUA에 건축인들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착공에 들어간 KMUA는 2026년 완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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