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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개관

architecture 이소운 기자 2025.12.03


「SPACE(공간)」 2025년 12월호 (통권 697호)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외관 © Jean Nouvel Paris, ADAGP, 2025 © Martin Argyroglo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 내부 © Jean Nouvel Paris, ADAGP, 2025 © Martin Argyroglo 

 

 

지난 10월 25일,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이 설립 40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전시 공간을 개관했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은 현대 미술에 헌정하는 프랑스 최초의 민간 기업 재단으로, 1984년 당시 회장이었던 알랭 도미니크 페랭이 설립한 이래 예술적 관습과 사고의 경계를 허무는 동시대 예술의 실험실로 자리해왔다. 재단은 파리 근교의 소도시 주이 엉 조자에서 시작해, 1994년 장 누벨이 설계한 파리 라스파이 대로의 신축 건물로 이전했다. 장 누벨 특유의 빛과 재료에 대한 실험성이 두드러진 작품으로, 철제 프레임의 그리드와 유리가 겹쳐지며 건물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내외부의 풍경이 투과와 반사를 반복하며 마치 벽이 없는 듯한 환영을 만들어냈다. 그로부터 30년 만에 재단의 세 번째 건물을 위해 다시 설계를 맡은 그는, 시지각적 장치 대신 건물 내부에 물리적 움직임을 일으키는 ‘기계’를 도입해 모든 것이 변형되고 무한히 열려 있는 혁신적인 공간을 선보인다.

 

파리 팔레 루아얄 광장 앞에 자리한 이번 건물은 19세기 건축을 전시장으로 리노베이션한 것이다. 1855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지어진 호텔에서 출발해, 1887년부터 백화점으로 사용되며 지속적인 개조와 현대화 과정을 거쳤다. 이번 리노베이션에서 장 누벨은 파사드를 오스만 양식으로 복원하되, 내부는 모두 비워내 움직이는 구조체를 삽입했다. 이는 순수하게 기계적인 대형 플레이트로, 천창 아래에서 11m 높이까지 움직일 수 있는 다섯 개의 강철 플랫폼이다. 하나로 연결된 거대한 빈 공간은 물론, 다양한 단면 구성을 무한히 조합할 수 있다. 상부 천창 아래에는 긴 셔터가 커튼처럼 설치되어 자연광을 선택적으로 걸러내거나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 

 

플랫폼 주변은 보다 고전적인 형식으로 마감돼 기계 장치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리볼리 거리의 아케이드는 나폴레옹 1세 시대 샤를 페르시에와 피에르 퐁텐이 설계한 원형 그대로 보존돼 지역의 건축적 유산을 잇는다. 거리와 맞닿은 1층은 전면 유리 파사드로 마감돼 시선을 건물 깊숙이 끌어들이며, 내부는 길게 트여 맞은편 거리를 한눈에 담아낸다. 투명한 파사드는 내외부의 경계를 흐리고, 파리의 거리 풍경이 실내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보행자와 관람객의 시선이 교차하는 장면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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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 전시' 공식 포스터 ©deValence 

작품 전경 © Junya Ishigami, © Luiz Zerbini © Marc Domage 

 

 

개막전 제목인 ‘상설 전시’는 과거 백화점이었던 이 건물에서 열렸던 상품 및 의류 박람회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당시의 파리 만국박람회가 산업화가 촉발한 근대성의 정점에서 물질문화를 새롭게 인식하게 한 발견과 교류의 장이었다면, 이번 전시는 그 역사적 층위를 동시대적으로 되살린다. 장 누벨의 기계 플랫폼 위에 기획된 포르마판타즈마의 전시 디자인은 19세기 상업 전시의 실험적 형식을 오늘날의 전시 방식으로 재해석함으로써, 미술관의 기원을 상업 전시에 두는 비판적 시선을 제시한다. 전시는 ‘임시 건축 연구소’, ‘생태계 보존에 대한 고찰’, ‘물질과 기술을 위한 실험 공간’, ‘미래지향적 이야기의 탐구’ 네 개의 주제로 구성되며, 1984년 재단 설립 이후 축적된 동시대 창작의 40년을 망라한다. 클라우디아 안두자르, 제임스 터렐, 사라 제, 올가 데 아마랄, 이시가미 준야, 솔란지 페소아, 데이비드 린치, 아네트 메사제, 차이 궈창, 딜러 스코피디오 + 렌프로, 셰리 삼바 등 10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해 6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2026년 8월 23일까지. 

 

Photo. © Martin Argyroglo © deValence © Marc Domage

공식홈페이지(fondationcartier.com) #까르띠에현대미술재단 @fondationcarti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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