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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4구역 재정비촉진사업(재개발) 긴급 토론회 개최

seminar 방유경 기자 2026.01.05


「SPACE(공간)」 2026년 1월호 (통권 698호)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의 발표자료 중 일부. Image courtesy of  CHEONGGYECHEON ANTI-GENTRIFICATION ALLIANCE 

 

서울시가 2025년 11월 18일 공개한 세운지구 정비사업 홍보 영상 내 조감도 모습. Screenshot from Seoul Metropolitan Government’s website 

 

 

2025년 10월 30일, 서울시가 세운4구역의 건물 최고 높이를 종로 쪽은 55m에서 98.7m로, 청계천 쪽은 71.9m에서 141.9m로 변경 고시하면서 종묘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 취소 논란 등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11월 12일 한국고고학회, 한국도시사학회, 한국건축역사학회 등 문화유산 관련 단체 33곳은 ‘종묘 앞 고층 개발 시도를 규탄하는 학회·협회의 성명서’를 공동 발표했다. 변경 고시 이후 줄곧 서울시에 유감을 표명해온 국가유산청은 11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종묘의 세계유산 지위를 지키기 위해 법령을 개정하는 등 범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사를 직접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긴급한 분위기 속에 11월 26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국회의원 11명의 공동 주최로 ‘오세훈 서울시정의 세운지역 고층개발 문제와 대안 찾기’라는 주제 아래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사업(재개발)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건축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해당 사안에 대해 토론한 본 행사는 이원재(문화연대 집행위원장)가 사회를 맡아 발제, 지정 토론, 전체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첫 발제에 나선 김종헌(배재대학교 교수)은 종로와 세운상가 일대의 역사를 소개하며, 근대적 도로 체계와 유기적 도시 조직이 공존하는 이중적 구조가 지닌 가치와 중요성을 역설했다. “종묘뿐 아니라 5대 궁궐을 묶은 ‘궁궐 권역’의 역사경관이 서울의 정체성을 형성한다”고 강조하며, 미래지향적인 문화유산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 개발과 보존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법과 제도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인철(아르키움 대표) 역시 같은 기조의 발제를 이어갔다. “종묘는 한국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라고 언급하며, ‘경관’을 해석할 때 외부에서 종묘를 바라보는 관점이 아니라 종묘에서 바라다보이는 경관의 관점이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투시도를 들고 나와 대중에 설명하는 것은 시장과 같은 행정가의 역할이 아니라 건축가나 도시계획가의 역할이라 비판하며, 사회적 합의 없이 만들어진 마스터플랜의 한계를 지적하고, 도시 관리 체계와 문화재 관리 체계를 일원화하는 등 실질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마지막 발제에는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의 박은선(리슨투더시티 디렉터)과 안근철(산업유산 아키비스트)이 나섰다. 이들은 유네스코에 세 차례(2021, 2023, 2025)에 걸쳐 직접 민원을 제기했던 당사자라고 자신들을 소개한 뒤, 이명박-박원순-오세훈 시장의 임기에 따라 뒤바뀐 세운상가 일대 사업의 방향과, 그 사이 사라진 도시 유산과 역사에 주목했다. 이들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 철회 논란을 빚고 있는 세운4구역만이 아니라, 제조업 집적지로서 청계천-을지로 일대가 지닌 산업적·문화적 가능성을 무시하고, 용적률을 무리하게 상향(600%→ 900%→1,500%)하며 강행된 도시개발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2020년 3월 국가, 서울시, 중구청, 정계, 시민사회가 긴 시간 소통하며 제조업 보호 대책을 고려해 합의를 이끌어냈던 도시재생 방안(세운재정비촉진계획)이 2022년 오세훈 시장의 부임과 함께 백지화된 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시행사와 건설사가 도시계획을 좌지우지하는 현실이 변하지 않는 한 이러한 사태는 해결될 수 없다”고 일갈하며, 2020년 당시 합의안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김선아(스페이싱엔지니어링 건축사사무소 대표), 안창모(경기대학교 교수), 이주연(건축평론가), 정기황(시시한연구소 소장)이 참여했다. 토론자들은 역사도시 생태계와 도시산업 생태계를 말살하는 초고층 개발계획을 멈춰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한편, 유네스코에 민원을 넣은 현장 활동가들의 사례를 통해, 전문가들의 연구와 주장이 실질적으로 정책과 사업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에 공감하며 행사는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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