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6년 1월호 (통권 698호)

왕슈(왼쪽)와 루웬위(오른쪽). ©ASAC- Matteo Losurdo / Image courtesy of La Biennale di Venezia
2027 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으로 중국 건축가 왕슈와 루웬위가 공동 선정됐다. 2010년 일본 건축가 세지마 가즈요를 시작으로 2016년 칠레 출신의 건축가 알레한드로 아라베나, 2021년 레바논 출신의 건축가 하심 사르키스, 2023년 가나계 건축가 레슬리 로코로 이어진 비유럽·비서구 총감독 계보를 잇는 다섯 번째 사례다. 2012년 왕슈와 2025년 리우지아쿤의 프리츠커상 수상 이후, 중국 건축이 국제 담론의 맥락 속에서 다시 전면에 위치하게 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왕슈와 루웬위는 1997년 항저우에 아마추어 건축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이들은 지역 맥락과 토착적 건축 기법을 세계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아마추어리즘’을 기조로 현장 중심의 실험적 건축을 지속해왔다. 재활용된 오래된 건축 자재와 일상적 구조를 현대 공학 기술과 결합함으로써 기억과 혁신을 잇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이들의 작업은 대규모 철거와 건설을 전제하는 도시 개발의 현실에 해답을 제시한다. 대표작으로는 닝보역사박물관(2008), 중국미술학원 샹산 캠퍼스(1단계 2004, 2단계 2007), 웬춘 마을 재생 프로젝트(2016) 등이 있다. 두 사람은 중국 건축교육에도 핵심적 역할을 해왔는데, 2003년에는 중국미술학원에 건축과를 창설했고 이를 확장해 2007년 건축대학을 출범시켰다.
선정 소감에서는 현대건축이 지나친 개념화와 상업화를 거치며 현실과 분리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신 장소와 재료의 역사와 연속성에 뿌리를 둔 “단순하고 진실된 건축 개념과 방법”을 강조했다. 2027 베니스비엔날레는 2027년 5월 8일부터 11월 21일까지 베니스 자르디니와 아르세날레 일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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