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5년 10월호 (통권 695호)

영주시 총괄건축가, 공공건축가 인터뷰 모습. ©Jang Sohee

영주시 원도심 답사 모습. ©Kwon Hyejoo
8월 27일, 중소도시포럼(공동대표 이상현, 이장환), 영주시 총괄 및 공공건축가, 「SPACE(공간)」의 만남이 경상북도 영주시 일대에서 진행됐다. 대도시권역 밖의 변화와 새로운 가능성을 관찰・연구하는 리서치 그룹 중소도시포럼은 전국 중소도시의 인구 소멸 현상, 블록의 변화, 건축 양상 등을 탐구한다. 중소도시포럼과 영주시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그 현장을 직접 경험하기 위한 자리로, 영주시 총괄건축가 조준배(영주시 도시건축관리단 단장)와 공공건축가 강승현(스튜디오 인로코 건축사사무소 대표), 석지운(모노리스 건축사사무소 대표), 양근보(도시건축 숨 건축사사무소 대표)를 인터뷰하고 원도심을 답사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영주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최초로 공공건축가 제도를 도입한 이후 지난 15년간 국비 900억 원을 확보하고, 도시와 건축가의 협업을 통해 시민에게 수준 높은 공공 공간을 제공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중소도시포럼은 영주시의 공공 건축 사업을 지자체가 건축을 대하는 태도와 지역성의 복합적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날 인터뷰는 ‘선진 공공 건축의 밖’을 주제로, 영주시의 선두적 공공 건축의 이면에 자리하는 현실과 한계, 공공성과 지역성에 관한 고민, 쇠퇴하는 지방 도시 상황 속에서 필요한 자세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조준배는 2007년 건축공간연구원에서 진행한 중소도시 연구를 시작으로 영주시와 인연을 맺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공공건축가 제도에 대해 “도시건축관리단이 내세웠던 초기 목표는 공공 건축이지역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정책화하는 것”이었고 “장기적으로 마스터플랜을 실행하며 지역에 장소성을 부여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건축가와 협업하며 발견한 지역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역성은 기관의 역량과 크게 연결된다. 민간 전문가가 지역성을 발굴해도, 그것이 발현되느냐는 받아들이는 기관의 역량에 따라 달라진다. 건물에 특정 색이나 재료를 쓰는 것이 지역성이 아니고 여러 전문가를 투입해 결과를 만드는 과정에서 그 가능성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지역성”이라고 답했다. 한편 잘 지은 공공 건축은 신생 건축가에게 기회가 되기도 한다. 석지운은 건축가로서 첫 프로젝트를 영주에서 시작했다. 그는 프로젝트가 공공 건축으로 잘 사용되고 인정을 받으면서 자연스레 사무소의 이름이 알려졌던 경험을 나눴다. 공공 건축에 대한 투자가 시민에게는 양질의 공공 공간으로, 건축가에게는 기회로 주어지며 지역성을 만들어내는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현장 답사에서는 조준배를 필두로 영주시노인복지관(2017), 영주시 장애인종합복지관(2017), 후생시장(2017) 등의 공공 건축을 둘러보았다. 특히 후생시장은 근대 목조건축물이 밀집해 있던 기존 공간의 장소적 가치와 주민의 의견을 받아들여 보수・복원 공사로 재탄생하며 시장의 활성화를 불러와 게스트하우스와 같은 외부 프로그램이 삽입되는 등 활발히 이용되는 모습이었다. 이 같은 사례들을 통해 공공 자본을 투입해 공공 건축을 시민에게 가까운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던 영주시의 행정적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이어서 진행한 원도심 도보 답사에서는 중소도시포럼이 주목하는 중소도시의 ‘천공현상’, ‘덧대기 건축’▼1등의 현상을 도시 구석구석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블록 내부에서 빈집이 철거되며 발생한 나대지 다수가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현실을 확인했다. 중소도시의 인구 소멸을 피부로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_
1 중소도시포럼은 「SPACE」 675호(2024년 2월)부터 연재 중인 ‘소멸의 가능성, 중소도시포럼’에서 수도권 밖 중소도시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낱낱이 살피고 있다. ‘천공현상’은 주로 블록 안쪽에서부터 발생하는 빈집이 철거되면서 만들어진 공간이 마치 도시 공간에 구멍이 난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덧대기 건축’은 노후한 건물이 철거-신축되기보다는 덧붙이는 방식을 통해 생명을 연장하는 현상을 부르는 중소도시포럼의 용어다. 천공현상의 자세한 내용은 「SPACE」 680호, 덧대기 건축의 자세한 내용은 683호와 685호를 참고.
▲ SPACE, 스페이스, 공간
ⓒ VMSPA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