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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스틸, 헤더윅을 만나 예술이 되다: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휴머나이즈 월

exhibition 김혜린 기자 2025.10.30


「SPACE(공간)」 2025년 11월호 (통권 696호) 

 

(왼쪽) 토마스 헤더윅, (오른쪽) 동국제강그룹 장세욱 부회장. Image courtesy of Dongkuk steel group​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열린송현녹지광장에 토마스 헤더윅(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이 기획한 거대한 파빌리온이 들어섰다. 높이 16m, 길이 90m의 거대한 ‘휴머나이즈 월(Humanise Wall)’은 비엔날레의 주제인 ‘매력 도시, 사람을 위한 건축(Radically More Human)’과 공명하는 상징물이다. 서울 시민들과 디자이너들이 ‘인간적인 건축, 사람을 위한 도시’를 상상하며 만든 텍스트와 그래픽을 프린팅한 패널들로 구성된 이 벽은 총 1,428장의 서로 다른 프린트 강판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 패널에는 다른 이미지와 문장이 새겨져, 전체가 하나의 조각보처럼 이어진다. 여기에는 토마스 헤더윅의 건축 철학, 즉 인간은 단조롭고 반복적인 환경에서 불편과 소외를 느끼고, 다양한 형태와 패턴 속에서 안정과 감동을 얻는다는 사유가 반영되어 있다.

헤더윅은 처음 파빌리온을 구상할 때 한국의 전통 조각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때문에 직물로 구현하는 방안을 상상했으나, 옥외 설치라는 제약으로 인해 재료 선택에서 난관에 부딪혔다. 이런 상황에서 장세욱(동국제강그룹 부회장)의 관심과 직접적인 제안이 더해지면서, 동국씨엠의 럭스틸(Luxteel)이 그 대안으로 제시되었다. 헤더윅은 색과 질감 표현의 제약이 없는 데다 석재·목재를 대체해 친환경성이 높으며, 30년간 변색과 부식되지 않는 건축자재로서 럭스틸의 가치를 높이 판단해 제안을 수락했다. 또한 이 작업은 단순한 후원 관계를 넘어선 동국씨엠과 헤더윅의 협업이었다. 헤더윅은 휴머나이즈 월이 초기 구상보다 훨씬 높은 완성도로 구현될 수 있었던 이유가 럭스틸 팀이 보여준 열정과 장인 정신 덕분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 프로젝트를 두 회사가 함께 만들어낸 공동 작업이며, 파트너십의 결과물이라고 표현했다. 자재 공급을 넘어 긴밀한 협력이 이루어졌고, 건축가의 철학과 기업의 기술이 자연스럽게 맞물리며 하나의 예술로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번 휴머나이즈 월에서 럭스틸은 내구성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1,428개의 서로 다른 이미지를 단 한번의 프로세스로 구현해내는 독창적 기술을 증명했다. 패널들은 모두 비정형으로 설계되었고, 트위스트 구간과 곡면 처리까지 정밀하게 가공되며 단순한 철판을 넘어 예술적 오브제로 승화됐다. 특히 중앙부의 비틀린 구조는 입구이자 지붕의 역할을 하며, 관람객에게 진입과 체류가 가능한 건축적 공간 경험을 제공한다.

이처럼 휴머나이즈 월은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도시의 얼굴을 새롭게 그려낸다. 동국씨엠의 기술을 통해 구현된 벽은 멀리서 보면 하나의 거대한 풍경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서면 그 안에 조각조각 엮인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드러난다. 관람객들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다양한 건축의 사유와 도시 철학과 마주하며 파빌리온과 대화를 나누듯 소통하게 된다. 단순 구조물을 넘어 도시와 시민을 잇는 공공의 장이자 건축적 대화체로 작동하는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럭스틸은 기술과 감성이 융합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내구성과 다양성, 정밀성을 입증했다. 2011년 ‘Steel Meets Art’라는 슬로건으로 시작된 럭스틸은, 2025년 ‘Luxteel Meets Heatherwick’으로 이어지며 평범한 공원을 모두의 전시장으로 바꾸어놓았다. 앞으로도 럭스틸은 건축과 도시의 미래를 그려가는 여정 속에서,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이다. 한편 휴머나이즈 월은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끝난 뒤에도 서울의 한복판에서 시민과 도시, 건축과 예술을 잇는 초대장으로 서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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