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SPACE는 국내 최고의 건축 포털 매거진입니다. 회원가입을 하시면 보다 편리하게 정보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ogin 회원가입
Naver 로그인


과거의 이야기로부터 미래를 그리다: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 귀국전

exhibition 김보경 기자 2026.03.04


「SPACE(공간)」 2026년 3월호 (통권 700호) 

 

‘리빙 아카이브’ 전경, 왼쪽 뒤로 보이는 것은 ‘레이어링 아카이브’ ©Choi Yongjoon / Image courtesy of ARKO Art Center 

 

양예나의 ‘파빌리온 아래 삼천만 년’을 설명하는 패널과 중앙의 흙 위에 놓인 나노기나 ©Choi Yongjoon / Image courtesy of ARKO Art Center 

 

 

2월 6일, 2025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두껍아 두껍아: 집의 시간〉 귀국전이 개막됐다. 귀국전이 열리는 아르코미술관 제1, 2전시실은 투명하고 열린 한국관 건물과는 아주 다른 조건으로, 2025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큐레이터 CAC(공동디렉터 정다영, 김희정, 정성규)는 베니스 전시(「SPACE(공간)」 692호 참고)를 재연하기보다 베니스에서의 7개월간의 여정을 담아 전시를 재맥락화했다.

1층의 제1전시실에서는 한국관 건물의 네 배인 아르코미술관 전시실의 큰 규모를 활용해, 베니스 전시에서는 한국관 구석구석 자리했던 큐레토리얼 아카이브를 친절하게 풀어낸다. 베니스 현지를 촬영한 푸티지와 ASAC 등 여러 기관에서 수집한 한국관 자료를 엮어 만든 영상 작업 ‘언폴딩 아카이브’는 베니스 전시에서 상영되었던 것과 동일하나, 더욱 큰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레이어링 아카이브’는 국내외 아카이브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관 건축의 과거·현재·미래를 모은 큐레토리얼 리서치다. 도록에서 비주얼 큐레이팅 에세이로 정리되었던 내용이 전시장의 완만한 곡선형 패널과 전시장에 비치된 책자를 통해 펼쳐졌다. 두 아카이브를 통해 특히 한국관이 건립된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탈냉전과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한국의 정치적 상황은 한국관이 지어질 수 있었던 조건이었고, 경작도 파종도 수확도 못하는 인위의 땅 베니스에서 인위로 조성한 공공녹지 자르디니의 지역적 조건은 한국관이 지금의 모습으로 지어지게 된 경위를 설명한다.

베니스 전시에서 참여 작가들은 이러한 아카이브 연구를 바탕으로 장소특정적 작품을 선보였다. 이다미의 ‘덮어쓰기, 덮어씌우기’는 국가주의에 기반하지 않은 한국관의 새로운 정체성을 상상하고자 한국관 옆에 오랫동안 자리한 주엽나무와 한국관을 비롯한 자르디니에 주기적으로 머무는 고양이 무카, 백남준이 독일관의 참여 작가로서 지금의 한국관 부지에 전시했던 ‘스키타이 왕, 단군’(1993)을 소환했다. 한국관은 나무 뿌리와 지형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으로 인해 지면 위로 띄워 지어졌다. 양예나의 ‘파빌리온 아래 삼천만 년’은 한국관이 보존해야 했던 바로 그 땅에 주목해 가상의 생명체 나노기나 발굴 작업을 구성했다. ‘자르디니 건축 여행자’, ‘엘리베이티드 게이즈 1995’, ‘그림자 감지 장치’ 세 작품으로 구성된 박희찬의 ‘나무의 시간’은 베니스와 자르디니, 한국관을 관통하는 맥락인 나무에 주목했다. 특히 ‘그림자 감지 장치’는 한국관을 둘러싼 나무의 그림자를 한국관 내부로 끌어들였다. 김현종의 ‘새로운 항해’는 본래 전시장으로 계획되었으나, 그동안 사용되지 않았던 옥상을 다시금 전시장으로 변모시켰다. 배를 연상시키는 기존 한국관 옥상의 ‘돛대’를 활용한 설치는 국가관이라는 낡은 국가주의적 형식을 벗어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귀국전은 이를 2층의 제2전시실에서 천장에 건 투명한 아크릴 구조물과 작가 인터뷰 영상을 통해 관객에게 선보인다. 스케치와 드로잉, 렌더링 등으로 채워진 아크릴 패널은 작가의 작품이 설치되었던 한국관의 공간을 닮은 형태로, 베니스 현지에서 촬영한 작가 인터뷰와 함께 베니스 현장에서의 감각을 희미하게나마 드러낸다. 이외에도 제1전시장의 ‘리빙 아카이브’에서는 상시로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의 역대 전시 기록을 열람할 수 있으며, 전시 연계 포럼도 진행될 예정이다. 제2전시장에는 두꺼비의 시선으로 전시를 하나로 엮어주는 ‘큐레토리얼 우화’와 한국관을 되돌아보는 것을 넘어 자르디니와 베니스비엔날레 자체의 지속가능성에 관해 이야기하는 ‘에필로그’가 이어진다. 전시는 4월 5일까지.​ 

 

 

 

 


▲ SPACE, 스페이스, 공간
ⓒ VMSPA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