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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에 대하여: 〈올해의 작가상 2025〉

exhibition 이소운 기자 2026.01.30


「SPACE(공간)」 2026년 2월호 (통권 699호) 

 

〈올해의 작가상 2025〉 전시 전경 (김영은) ©Lee Sowoon 

 

〈올해의 작가상 2025〉 전시 전경 (김지평) ©Lee Sowoon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5〉가 2025년 8월 29일부터 2026년 2월 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진행됐다. 선정 작가(팀)는 김영은, 임영주, 김지평, 언메이크랩(최빛나, 송수연)으로, 전시는 이들의 신작과 기존의 주요 작품을 함께 선보였다. 

김영은은 듣는 행위, 즉 청취를 하나의 비평적 실천으로 바라본다. 그는 청취를 자연적으로 주어지는 감각이 아니라 사회·문화적으로 훈련된 결과로 보며, 미시사에 대한 리서치를 통해 역사적 사건 현장의 소리를 상상적으로 복원함으로써 권력과 이데올로기의 구조를 드러내왔다. ‘붉은 소음의 방문’(2018)과 ‘청음 훈련’(2022) 등 기존 작업이 물질적, 기술적 흔적 혹은 그 공백을 바탕으로 소리가 어떻게 기록되고 어떤 조건에서 들리거나 지워져왔는지를 질문했다면, ‘듣는 손님’(2025)과 ‘Go Back To Your’(2025) 등 신작 세 점은 작가 자신의 이주의 경험과 동시대 디아스포라 공동체의 언어, 음악, 일상의 청각 경험을 바탕으로 이주의 역사가 어떻게 고유한 청취의 양식을 생성하는지를 탐색한다. 

임영주는 보이지 않지만 삶에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믿음’이 형성되어온 조건을 추적해왔다. 그는 한국 사회의 오래된 미신, 신앙과 현대 과학 기술이 서로 배타적인 영역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관리하기 위해 발명된 장치들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신작 ‘칼을 입에 물고 거울을 보면 미래가 보입니다’(2025)는 한국의 허묘 풍습에서 착안한 작업으로, 관객은 가상의 빈 무덤 속에 누운 채 천장 모니터 속에서 늙었다가 젊어지기를 반복하는 얼굴을 올려다보며 ‘땅’ 속에서 다른 차원—하늘, 죽음, 미래—을 마주한다. 여기서 VR은 미신적 수련법과 나란히 놓이며 보이지 않는 세계에 접근하기 위해 동원되어온, 그러나 이미 실패한 기술로 재맥락화된다. 

김지평은 동양화의 개념과 기법을 가변적 구조로 해석하며, 그 전통을 과거에 종속된 것이 아닌 새로운 서사의 발상지로 본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다성多聲 코러스 연작(2023~2025)은 옛 병풍을 무당, 아줌마, 디바, 군인, 샐러리맨, 록스타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인물 원형으로 채워 넣음으로써 병풍을 만남과 매개의 장치로 전환한다. 표제작인 ‘코즈믹 터틀’(2025)은 거북이가 등껍질에 온 세상을 짊어지고 도(圖)와 서(書)를 인류에게 전했다는 고대 동아시아 신화를 대북 선전물(삐라)로 죽어가는 바다거북의 현실을 다룬 기사와 연결시켜 여덟 개의 이야기로 재구성한 목판 작업이다. 신화의 문자 그림은 이념 선전의 언어로, 우주 신화는 현대 과학으로, 자연과의 연결은 단절로 대체되었다.

언메이크랩은 AI를 매개로 기술 사회의 무의식에 내재한 인간 중심의 인식 체계를 비판해왔다. 이들은 데이터셋에 감각적 균열을 주입해 엉뚱한 결과물을 생성하는 전략을 사용하는데 예를 들어 케첩을 뿌린 돌이 ‘신선한 핫도그’로 인식되는 오작동은 인간의 추출적 욕망이 기술 안에서 어떻게 증폭되는지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선보인 영상 작업 ‘뉴-빌리지’(2025)는 스마트시티가 예측을 기반으로 제시해온 미래상을 다루며, 시뮬레이션 빌리지와 블루 토마토로 구성된 우화적 풍경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단일한 전망으로 환원해온 기술적 상상력의 한계를 드러낸다.

네 작가(팀)의 작업은 소리와 정치, 전통과 미술, 미신과 과학, 기술과 인간 등 각기 다른 매체와 주제를 경유하며 감춰지거나 누락된, 혹은 소외된 비가시적 현실을 작품으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서로 연결된다. 전시 개막 이후 심사를 거쳐 지난 1월 14일, 김영은이 최종 수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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