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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기계·데이터로 구축한 투명성: 현대자동차 수원 하이테크센터 개관

etc. 이소운 기자 2026.07.31


「SPACE(공간)」 2026년 8월호 (통권 705호) 

 

지난 6월 30일, 현대자동차가 경기 용인시에 조성한 수원 하이테크센터의 개관식을 열었다. 기존 수원센터의 기능을 이전·확장해 대지면적 약 5,060평, 건축면적 약 2,222평, 연면적 약 15,578평,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조성됐다. 설계는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2014)과 현대자동차 송파대로 전시장(2020) 등 현대차그룹의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서아키텍스 건축사사무소(서을호 소장)가, 시공은 현대건설이 맡았다. ​

 

현대자동차 수원 하이테크센터 전경​ ©Kyungmo Choi / Image courtesy of imagebakery

 

 

건축은 어떻게 하이테크의 이미지를 갖게 되는가? 건축에서 하이테크란 건물에 적용된 기술 자체보다는 구조나 설비와 같은 비가시적 요소들을 명료하게 조직함으로써, 볼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질서를 만든 상태를 가리킨다. 역사적으로는 1960년대 이후 영국에서 노먼 포스터와 리처드 로저스 등의 작업을 통해 구체화된 건축 경향으로 정리되는데 철과 유리, 노출된 구조와 설비, 유연한 내부 공간을 특징으로 한다. 대표적으로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공조는 파란색, 물은 초록색, 보행 흐름은 빨간색으로 구분되며, 건물의 외피 전체가 하나의 설비 도해처럼 읽힌다. 

 

 

외피의 루버 디테일​ ©Kyungmo Choi / Image courtesy of imagebak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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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식(왼쪽)과 투어(오른쪽) 현장​ ©Choi Jinbo

 

 

이러한 관점에서 수원 하이테크센터는 정비라는 비가시적인 서비스를 인지 가능한 장면으로 전환한 사례로, 작동 원리를 읽게 하는 하이테크적 가독성은 정비 서비스의 투명성을 구축하는 조건이 된다. 그 중심에는 배치 형태와 세장한 외피, 노출된 기계, 그리고 데이터가 있다. 

첫째로 건물의 기본 형태는 원형 타워로, 중앙의 아트리움을 정비 영역이 둘러싸고 카리프트(차량 엘리베이터)를 통해 1층의 차량 입고장과 상층의 정비 프로그램이 수직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아트리움에서 바라보면 정비 영역은 유리로 구획돼 내부가 드러나며, 입고된 차량이 카리프트를 타고 상층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카리프트는 정비의 기계적 감각을 환기하며, 건물 전체에 걸쳐 일정한 운영 체계가 작동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장면의 배후에는 실제로 차량, 부품, 작업자의 이동이 자동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조직된다. 2~4층의 정비영역은 차종과 작업 유형에 따라 배열되며, 지하 1층의 전산 부품창고는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통해 각 작업장과 연결된다. 엔지니어가 통합 시스템으로 부품을 요청하면 AMR·ACR 등의 로봇이 필요한 부품을 작업공간까지 운반하는 방식이다. 작업자의 이동과 대기 시간을 줄여 정비의 연속성을 높이며, 한 명의 엔지니어가 입고 상담부터 정비와 출고까지 책임지는 1:1 전담제를 뒷받침한다.

 

 

1층 아트리움​ ©Kyungmo Choi / Image courtesy of imagebakery

 

5층 외부공간​ ©Kyungmo Choi / Image courtesy of imagebakery

 

 

투명성은 모든 작업을 노출하는 데 있기보다 서비스의 진행 과정과 기술적 판단의 근거를 추적할 수 있다는 믿음과 관련된다. 아트리움과 카리프트가 차량의 물리적 이동을 통해 정비 프로세스의 작동을 암시한다면, 모바일 서비스는 정비의 진행 상태를 정보로 전달한다. 진단 과정에서는 데이터의 역할이 강조된다. 고객이 센터에 도착하기 전에는 차량 이력과 상태를 분석해 정비 계획을 세우고, 입고 이후에는 데이터&NVH 분석실에서 소음·진동과 영상, 제어기 통신 등의 정보를 토대로 결함의 원인을 파악한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전담 엔지니어의 설명은 복잡한 진단 과정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는 정보로 전환해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형성한다.

내부의 질서는 외피의 파이프 루버를 통해 하이테크적 이미지로 압축된다. Ø50×0.7T의 스테인리스 압출파이프 루버 660개가 원형 매스를 감싸고, 약 40%의 투과율로 내부 채광을 조절하며, 정비시설의 거대한 매스를 세련된 표면으로 정돈한다. 이는 현대자동차라는 제조사의 이미지와도 맞물리는데 자동차 생산과 정비가 공유하는 반복, 정밀, 조립, 유지관리의 감각이 외피의 선형 질서로 번역된 듯하다.

현대자동차 수원 하이테크센터는 앞으로 경기 남부 6개 시의 고난도 정비를 담당하는 거점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센터는 하루 약 60대, 연간 1만 4,400대 수준의 차량을 처리하고, 수원 관할 80여 개 블루핸즈에 대한 기술지원과 정비 교육, 고난도 진단 분석을 수행한다. 또한 전동화 차량과 소음·진동, 제어기 통신 등 복합적인 정비 수요에 대응하는 하이테크 서비스 거점으로 역할을 확장해갈 계획이다.​ 

 

 

정비 작업장​ ©Choi Jinbo

 

지하 1층 모비스 창고의 ACR 로봇​ ©Choi Jin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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