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6년 8월호 (통권 705호)
AA 비지팅 스쿨 서울(AAVS)은 2015년부터 연세대학교와 글로벌 건축 워크숍을 운영해왔다. 2023년부터 ‘서울에서 발현된 것’을 주제로 워크숍을 진행하는 중이며, 지난해부터 아시아 건축가들의 공개 키노트 렉처를 개최했다. 작년 아오키 준에 이어 올해 7월 12일, 연세대학교 제3공학관에 테즈카 타카하루와 테즈카 유이(테즈카 아키텍츠 공동대표)가 강연자로 나섰다. ‘건축은 고정된 물체가 아니라 숨 쉬고, 풍화되고, 변화하며 성장하는 살아있는 유기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이들은 강렬한 원색의 옷으로 시선을 끌며 등장했다. 가족 구성원의 색을 소개하며 “우리는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건축을 한다. 그러므로 설계를 하려면 행복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공동체의 작은 단위인 가족이 행복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라는 것이다.

AA 비지팅 스쿨 서울 2026의 유닛별 결과물과 AA 스쿨 및 DRL 코스 소개 영상 ©Kim Hyoeun
이들의 강연은 한 가족의 생활에서 공동체와 사회로 건축의 범위가 확장되는 과정을 따라간다. 지붕에서 점심 먹기를 좋아한 건축주의 습관을 집 전체로 확장한 루프 하우스(2001)는 이후 아이들이 타원형 지붕을 끊임없이 달리는 후지 유치원(2007)으로 이어진다. 링 어라운드 어 트리(2011)에서는 어린이의 스케일에 맞춘 여러 높이의 바닥이 가구이자 놀이기구가 됐고, 우즈 오브 넷(2009)은 목구조와 그물 사이에서 아이들 스스로 놀이방식을 찾게 했다.
이에 테즈카 타카하루는 “안이면서 동시에 밖인 중간 영역은 건축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이며, 인간의 행동에서 자연환경으로 범위를 확장해 설명한다. 마쓰노야마 자연과학관(2003)은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 환경을 통제하는 대신 건물이 눈에 파묻히며 얼음동굴 같은 환경을 만들었고, 후지산 건너편에 위치한 무쿠 어린이집(2018)은 직교형 교실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공간 구성과 수공간을 통해 자연과 교육 환경이 하나로 이어지는 방식을 보여줬다.

가족 구성원을 상징하는 색을 소개하는 테즈카 유이 ©Kim Hyoeun
후반부에서는 근작을 통해 그는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이 확장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어린이 박물관인 플레이! 파크(2020)에서 타카하루는 직접 디렉터가 되어 전시와 공연을 기획하며 공간 운영에 참여했다. 냉전 종식을 이끈 정치인 나카소네 야스히로의 별장 인근에 계획된 후시(2023)에서는 식사와 목욕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국가 지도자들이 한 인간으로 만나 평화에 대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장소를 조성했다. 한편, 두바이에 위치한 혁신적인 교육 기관인 나지마라(2025)에서는 학생들의 좌석 배치와 학습 방식에 주목해 여러 교실이 하나의 학습 클러스터를 이루고, 중앙의 공동 공간으로 더 큰 집합을 형성하도록 제안했다. 현재 진행 중인 잠체 가찰은 히말라야 오지의 극빈층 아이들을 위한 고아원 학교로, 교육 시스템과 공동체 형성, 모금 활동까지 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이 아닌 돌봄과 지식 공유를 바탕으로 아이들이 서로 배우고 관계를 맺는 교육 방식에 주목한 작업이다.
강연 말미에 타카하루는 “우리는 건축물만 설계하지 않는다. 프로그램을 설계한다”며, 건축을 “좋은 삶을 만드는 공기”에 비유했다. 이들은 가족을 행복을 이해하는 출발점으로 삼아 사람들의 행동과 관계, 교육과 돌봄의 방식까지 함께 설계함으로써 건축이 더 나은 삶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는 그들이 펴낸 책 『Architecture of Life(삶의 건축)』의 골자이기도 하다. 강연장 입구에는 AAVS 서울 2026의 유닛별 결과물과 AA 스쿨 및 DRL 코스를 소개하는 영상도 함께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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