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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공동체의 역사를 콜라주하는: 〈아시아의 장치들〉

exhibition 김혜린 기자 2026.06.23


SPACE June 2026 (No. 703)

 

〈아시아의 장치들〉 전시 전경 

 

 

3월 19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아시아의 장치들〉이 막을 열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시아 실험영화 감독 및 영상작가 31명의 실험영화와 비디오아트, 무빙 이미지를 통해 서로 다른 정체성과 역사를 지닌 아시아의 기억과 공동체적 서사를 호출한다. 전시의 중심에는 3층 규모의 판옵티콘을 연상시키는 원형 구조물이 자리한다. 이곳에서는 아시아 여성들의 서사와 각국의 역사, 5·18민주화운동을 비롯한 1980년대 한국 사회 등 사회의 부조리와 아픔, 제도 바깥의 삶을 담아낸 영상들이 펼쳐진다. 특히 이번 전시는 한국 최초의 여성 실험영화 집단 ‘카이두 클럽’을 이끌었던 영화감독 한옥희의 미공개 작 ‘세 개의 거울’(1975)과, 페미니즘·포스트모더니즘·탈식민주의 예술 담론에서 선구적 역할을 했던 차학경의 미완성 영상 작업 ‘몽골에서 온 하얀 먼지’(1980)를 스토리보드와 함께 선보인다는 점에서 예술사적 의미를 더한다. 그런가 하면 리슨투더시티의 ‘거리의 질감’(2023)과 ‘망각의 도시’(2022)는 장애인 이동권과 청계천·을지로 일대 젠트리피케이션 문제 등 동시대 사회의 단면을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별도의 섹션으로 구성된 사월의눈의 ‘시네마토그래피로서의 포스터’ 또한 인상 깊다. 여기에선 19명(팀)의 디자이너들이 실험영화를 포스터 형식으로 선보이며 시각언어의 가능성 탐구한다. 이 밖에도 전시는 응우옌 찐티, 마리암 타파코리, 봉준호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업들을 하나의 장치로 삼아, 아시아 공동체의 역사와 감각, 기억의 층위를 콜라주한다. 전시는 9월 27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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