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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장소』

book 2019.09.17


 

 

삶을 떠받치는 어울림의 장소

레이 올든버그 지음 | 김보영 옮김 | 풀빛 펴냄

 

제1의 장소인 가정, 제2의 장소인 일터 혹은 학교에 이어, 목적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리는 곳인 ‘제3의 장소’의 중요성을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사람은 가정이나 일터에서 주어지는 사회적 역할만으로는 본연의 욕구를 충족할 수 없다. 그래서 끊임없이 가정과 학교, 일터 밖에서 다른 교류 활동을 추구한다. 이러한 ‘비공식적 공공생활’이 일어나기 위해 필요한 공간이 바로 ‘제3의 장소’이다. 제3의 장소는 ‘목적 없는 접촉’과 거름망 없는 폭넓은 대인관계를 통해 지역사회를 구축하고 통합하는 역할을 하지만 무엇보다 핵심적인 기능은 ‘재미’를 준다는 것이다. 저자는 현대인이 겪는 고독감이나 삶의 황폐화를 ‘제3의 장소’ 쇠퇴와 연관 짓는다. 수익성을 좇아 획일화와 대형화된 도시계획과 건축, 공공시설 축소로 인해 사람들은 “걸어서 갈 수 있는 곳도, 사람들이 모일 만한 장소도” 없는 환경에서 살게 되었다. 지역 공동체와 공공생활의 쇠퇴는 가정과 직장에 과하게 의존하게 되고 그로 인한 소외감과 중압감은 사람들을 더 고립되게 만들거나 돌파구를 찾아 더 많은 돈을 들여 오락거리나 과시할 거리를 찾게 만든다. 동네 놀이터에 모여 주변 어른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놀던 아이들이 이제는 키즈 카페를 찾아가고 노키즈존을 피해 식당을 전전하게 된 것이다.

1989년에 원서 초판이 출간되고 1999년에 개정판이 출간된 이 책은 시간적으로 상당한 거리가 있음에도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는 부작용들을 그대로 보여 준다. 미국의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의 10년 연구가 담긴 도시사회학의 결정판으로 거주민의 의견과 그들의 삶을 고려하지 않은 도시계획이 어떻게 그들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었는지를 고찰하면서, 바로 이 지점에서 제3의 장소를 복원하고 공동체를 되살릴 희망을 얻을 수 있다고 역설한다.(이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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