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3년 10월호 (통권 671호)
‘에코로지컬 매트릭스; 숨쉬는 그물’
“생태적이고 미학적이며 기능적인 방식으로, 주변의 모든 것들과 관계된 시설물”
- 조남호(솔토지빈건축사사무소 대표)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비롯된 전체에서 부분은 한 요소 또는 도구적 수단에 불과하다. 생태학에서는 부분에서 전체로, 전체에서 부분으로 나아간다. 다공성 목재 세포의 원리는 그물구조의 구성 요소, 단위, 야외공연장의 무대와 주변 공간을 통합하는 시설의 형태 원리로 확장된다. 목재는 약함과 강함이 대비되는 속성을 동시에 지닌 재료다. ‘에코로지컬 매트릭스; 숨쉬는 그물’(이하 ‘숨쉬는 그물’)의 주재료로 목재를 채택한 이유는 ‘약함’의 속성에 있다. 근대를 대표하는 철, 콘크리트 같은 ‘강함’의 속성은 우리를 보호하는 역할에서 어느 순간 그 방향을 바꿔 우리를 향해 날 선 모습으로 다가온다. 마치 약함이 서로 연대해 나무의 안쪽을 보호하는 나무껍질의 원리처럼, 강함에 대체하는 재료와 구축 시스템을 제안한다.
‘에코로지컬 매트릭스; 숨쉬는 그물’
‘숨쉬는 그물’은 관계를 이어주는 느슨한 기하학적 질서를 갖는다. 야외공연장 무대를 중심으로 무대로 향하는 네 개의 동선과 쉼터를 느슨한 그물망 형태의 지붕 아래 통합한다. 새로운 시설은 오브젝트가 아닌, 관계를 통합하고 조율하는 중성적인 형태로 인식되지만, 다공성 표면의 조합에 의해 고유성이 드러난다. 공연장의 무대와 통로, 계단, 부대시설, 보행로 주변 공간을 포함하는 30×11.5m 크기의 공간을 1m 간격의 목조 수평 서까래로 구성된 느슨한 질서의 지붕으로 덮는다. 공연장의 무대는 통로까지 포함한 18m 폭의 공간으로 확장해, 공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제안한다. 북쪽 보행로 쪽으로 확장된 지붕은 다공성의 벽면과 함께 그늘 쉼터를 이루는 요소다. 이 다공성의 구조물은 풍화의 세월을 더해 자연의 일부가 되어간다.
‘에코로지컬 매트릭스; 숨쉬는 그물’
산림은 배출되는 탄소보다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할 때, ‘탄소흡수원(carbon sink)’으로 간주된다. 온실가스의 배출량이 많은 재료 대신 탄소를 흡수 저장하는 목재를 사용하면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데 기여한다. 목재를 건축자재로 활용했을 경우 목재 사용량 1㎥당 0.25t의 탄소를 저감한 것으로 계산한다. 탄소를 저감하는 재료적 특성과 더불어 우리가 제안하는 생태적인 다공성 그물망은 서울숲을 넘어 보편적 도시 건축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작업이다. (글 조남호 / 진행 한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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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토지빈건축사사무소(조남호), 솔토지빈목조건축연구소(임기웅)
손희주, 김보람, 임수지, 이유경, 정경윤, 허민하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1가 720
야외공연장 무대 및 주변 시설
207,082m²
310.32m²
310.32m²
6.15m
목구조, 철골조(상부/금회신설)
열처리 목재 위 오일스테인
(주)금나구조기술사사무소
(주)수피아건축
2022. 7. ~ 10.
2022. 11. ~ 2023. 2.
서울특별시 디자인정책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