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4년 9월호 (통권 682호)

인터뷰 실비아 멘데스-비고 치이다 EME157 공동대표 × 김보경 기자
김보경(김): 돔홈은 스페인 마드리드의 아라바카에 위치한 단독주택의 수직 증축 프로젝트다. 신축이 아닌 수직 증축을 택한 이유가 무엇인가?
실비아 멘데스-비고 치이다(멘데스-비고): 의뢰받은 건축물은 우리 부모님의 집으로, 내 남동생과 그의 파트너가 이 집에서 독립적으로 함께 생활할 공간이 더 필요했다. 실제로 스페인에서는 인구 고령화와 젊은 층의 낮은 주택 접근성으로 인해 이러한 가족 주택의 유형이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다.
추가적인 공간을 위한 신축은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기존 건물에 충분한 크기의 테라스가 있었기 때문에 건축면적을 늘리기보다 테라스를 내부 공간으로 만드는 방향을 택했다. 게다가 테라스에서 보이는 인상적인 경치도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데 큰 비중을 차지했다.
김: 경관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니, 대상지 주변의 환경이 어떠한지 궁금해진다.
멘데스-비고: 돔홈에서는 집의 위치와 높이 덕분에 몬테 드 엘 파르도의 풍경을 볼 수 있다. 이곳은 스페인의 왕실이 머무는 사르수엘라 궁 등이 위치한 숲으로, 마드리드 시 전체 면적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넓은 지역이다. 약 160km2 규모로 오래된 가시나무와 사슴, 멧돼지 등 다양한 동식물들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김: 증축부의 형태와 재료의 선택 과정도 궁금하다.
멘데스-비고: 식물로 덮인 기존 건축물에 매스를 어떻게 더할지가 가장 중요했다. 새로 추가되는 부분이 기존의 벽돌 건축을 존중하며 강조하는 동시에 증축부 자체가 기존 건축물의 새로운 요소로 인식되었으면 했다. 그래서 증축부가 기존 건물의 높이를 초과하지 않으면서도 내부의 높이를 최대화할 수 있는 배럴 볼트 형태를 선택했다. 외장재인 코르크와 볼트 지붕의 재료로 사용한 징크는 기존 건축의 벽돌과 대비될 뿐 아니라 무게상 구조에 무리를 주지 않는 가벼운 소재로 조립 과정이 간단하고 깔끔했다. 덕분에 시공 과정에서 폐기물이 거의 발생하지 않았고, 입면의 식물에도 손상을 주지 않을 수 있었다.
김: 시간이 지나면서 증축부의 외관도 덩굴로 덮이게 되면, 새로운 요소로 여겨지던 증축부가 점차 기존 집과 융화되는 과정을 겪게 될 것 같다. 이러한 과정도 의도한 것인가?
멘데스-비고: 이 집에 살게 될 내 가족들은 새로 추가된 부분에 덩굴이 자라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나는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통제하는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덩굴이 코르크 위로 잘 자라지 못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일 년이 지난 지금은 건물 전체가 덩굴로 아름답게 덮여 있다. 겨울이 되면 잎사귀가 떨어지고, 건물의 소재가 다시 보이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 상태가 마음에 든다.


김: 전작인 아기 돼지 삼형제-코르크 집(2020)에서도 코르크를 사용했다. 이 재료에 대한 관심은 어디에서 시작됐나?
멘데스-비고: 지속적으로 코르크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코르크가 가진 지속가능성, 뛰어난 단열성, 그리고 가벼운 무게와 조립의 용이함 때문이다. 게다가 코르크 자체의 외관, 따뜻함, 색감이 변하는 과정도 좋아한다. 두 프로젝트에서 마침 코르크가 적합한 재료였고 클라이언트들도 수긍했기 때문에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었지만, 내구성 문제와 관련해 이 재료를 신뢰하지 않는 클라이언트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포르투갈에 자주 여행을 다녀오곤 하는데, 코르크가 포르투갈에서는 매우 흔하고 잘 쓰이는 건물 재료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는 주로 외장재로 쓰이는 재료를 내부로 도입하는 일을 자주 해왔는데,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코르크를 계단실의 마감재로도 사용했다.
김: 돔홈의 구조적인 측면에 대해서도 설명해 달라.
멘데스-비고: 기존 건축물은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입면은 하중을 받지 않는 벽돌로 지어졌다. 새로 들어설 철골구조는 기존 구조의 중심 보와 그 주변의 보에 얹었다. 중심 보 위에 파란색 구조 기둥을 올려 볼트 천장을 지탱하도록 했다. 이 구조 기둥들이 밖의 하늘과 조화를 이루고 경관을 방해하지 않도록 최대한 얇게 만들어 파란색으로 칠했다.


김: 내부는 하나의 열린 공간으로 구성돼 배럴 볼트 천장을 더욱 강조하는 듯하다.
멘데스-비고: 이번 프로젝트의 주안점이었던 증축부의 매스를 돔 형태로 결정한 이후에는 내부 계획도 곧바로 이어 완성할 수 있었다. 남동생 커플이 사용할 공간은 아래층의 일부(50m2)와 그 위층(130m2)이었다. 아래층에는 현관, 침실과 욕실을 각각 하나씩 두었고 위층은 크게 개인 공간과 공용 공간, 두 구역으로 나누었다. 기존 건축물에서 옥상 테라스로 향하는 원형 계단을 위해 나 있던 원형 천창을 보존했고 거실, 다이닝, 주방은 볼트 지붕을 따라 하나의 열린 공간을 이루지만, 이 원형 천창이 있는 평지붕을 중심으로 개별적인 공간감을 가질 수 있도록 계획했다.
김: EME157은 가구디자인도 직접 진행하며, 다양한 소재가 공존하는 공간을 만들어낸다.
멘데스-비고: 수납장이든 문이든, 주방의 빌트인 가구든 창가의 벤치든 모두 건축설계의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특히 적은 수의 소재를 다양한 건축 요소들과 연결 짓는 방식을 좋아한다. 그렇게 건축 요소에 적용할 소재를 택한 이후에 더 작은 가구나 패브릭을 더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무광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주방 조리대, 욕실 수납장, 원통형 샤워부스를 직접 디자인했다. 주방의 아일랜드 조리대는 거실을 관통하는 벤치와 기존 건물의 콘크리트 기둥을 잇는 일종의 경첩 역할을 한다. 원통형 샤워부스는 계속 적용하고 싶었으나 마땅한 프로젝트가 없어 마음에 두고만 있었는데 양쪽에 출입구를 둔 이 집의 욕실에 적절하기도 했고, 남동생 커플도 허락해주어 이를 실현할 수 있었다. 스테인리스 스틸과 대비되는 따뜻함을 주기 위해 리놀륨으로 덮인 합판을 주방의 소재로 선택했고, 문, 수납장, 계단, 벤치에도 같이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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