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4년 12월호 (통권 685호)
보통집은 과도한 장식이나 치장 대신 평범하지만 본질에 충실한 ‘지극히 보통(super-normal)’의 주택이다. 이는 대지가 변경되고 정해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가족 구성원 각각의 삶의 방식을 고려해 주택의 핵심적 요소만으로 구성된 최소의 집을 계획한다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건축주는 2018년에 양평에 대지를 매입했다. 하지만 개발 허가가 기약 없이 늦어졌고, 입주 시기를 무작정 연기할 수 없었던 터라 기존 대지를 처분하고 인근에 다른 부지를 물색하게 됐다. 대지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주택 디자인을 먼저 진행해야 했다. 양평에 개발 중인 50~100채 규모의 전원주택 필지를 분석해 대지의 크기와 그에 따른 건물의 크기, 대지 내 배치, 도로와 주차의 관계 등 공통된 정보들을 추렸다. 대지에 관계없이 적용될 수 있는 디자인을 목표로 삼았다. 외부 공간과 입면을 규정하는 몇 가지 커다란 규칙을 정하고 테라스, 채광, 소통적 내부 공간 등 본질적인 요소에 집중했다.
집의 형태는 단순하다. 자연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모든 내부 공간에서 외부 공간을 가지도록 했다. 그 결과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각진 모자 형태의 외형이 결정됐다. 남측으로 향하게 될 입면은 조망과 채광을 최대로 누리도록 커다란 창을 두되 크기의 위계를 없앴다. 테라스를 받치는, 나무로 된 독립된 원기둥 형태의 공간은 주거와 분리된 작업실로 계획됐다.
‘지극히 보통’이란 큰 틀 아래 계획된 이 집은 대지가 정해지지 않은 조건에 대응하기 위한 공간의 구조를 갖는다. 공용부의 중심성과 사적인 공간 및 테라스의 경계성(주변성)이 공간의 구성을 만들고, 그에 따라 내력벽과 비내력벽을 조율한다. 프로그램의 면적과 테라스 크기의 가변성은 건물의 물리적 형상을 대지에 맞도록 조절한다. 유사한 크기의 대지와 향에 따른 배치, 가변적 특성으로 보통집은 ‘지극히 보통’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게 된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 VMSPA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에스티피엠제이 (이승택, 임미정)
한승연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신화리
단독주택
556㎡
129㎡
180㎡
지상 3층
1대
10m
23.26%
32.52%
철근콘크리트조
스터코
도장, 유리블록, 마모륨시트
(주)한길구조엔지니어링
대도 전기기계설비
그라운드플로어
2019. 2. ~ 2021. 3.
2021. 4. ~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