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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다양한 감정이 있다: 개드립벽

하이퍼스팬드럴

글
전재우
자료제공
하이퍼스팬드럴
진행
박지윤 기자

「SPACE(공간)」 2025년 12월호 (통권 697호) 

 

 

 

현대 도시에서 살다 보면 밋밋하고 지루한 건물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이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별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하이퍼스팬드럴(대표 전재우)은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주제전에 부합하는 특별한 벽을 제안한다. ‘개드립벽’은 유머라는 요소를 활용해 벽과 사람 사이의 새로운 소통 방식을 제시한다. 이 벽은 평범한 콘크리트 벽 하나, 그리고 그 앞에 놓인 안내판 하나로 구성된다. 안내판에는 해당 벽에 대한 특별한 드립이 적혀 있다. 유머는 사회적 결속과 집단적 웰빙을 담당하는 신경화학물질인 옥시토신 분비를 촉발시킨다. 사회적 윤활제의 역할을 하여, 진정으로 인간화된 환경에 필수적인 따뜻한 대인관계를 창조한다. (이 설명마저도 드립일지 모른다.) 이런 의미에서 개드립벽은 열린송현녹지광장에 설치된 헤더윅스튜디오(디렉터 토마스 헤더윅)의 ‘휴머나이즈 월’처럼, 텍스트를 통한 소통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선보인다. 

 

 

 

 

 

우리는 이것을 ‘건축적 드립 활성화’라고 부르며, 더 인간적인 도시 공간을 만드는 새로운 방법이자, 유머가 기억에 남는 도시적 경험을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제안한다. ‘K-일상의 벽 챌린지’는 자신만의 벽을 아이소메트릭 이미지로 공유하고 챌린지 방식으로 다음 참여자를 지목하며 이어가는 인스타그램 플랫폼 프로젝트다. 이는 휴머나이즈 월의 담론과 관련한 일종의 집단적 반응이다. 그러나 이 반응은 ‘정면 비판’이 아니라, 비판의 무력함 자체를 재료로 삼은 실험이다. 또한 이 작업은 건축적 실천이 ‘생산’의 장이 아니라 ‘소비’의 장으로 전환될 수 있는가에 대한 실험이다. 그 실험에 대한 직접적 결과물은 티셔츠이며 그 소비의 경로는 디지털 피드다.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은 공식적인 초청이나 제도적 위치에 기대지 않고, 공식 구조의 틈새에 기생하는 방식으로 건축 실천이 작동할 수 있는지 실험하는 것이다. 물리적 전시 공간이나 제도적 승인 없이도 건축적 제스처가 소비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소비가 다시 건축적 의미로 치환될 수 있는가? 

 

 

 

개드립벽(2025)

 

 

 

 

 

월간 「SPACE(공간)」 697호(2025년 12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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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하이퍼스팬드럴(전재우)

위치

인스타그램

용도

밈 생성 촉매제

설계기간

2025. 9.


전재우
전재우가 설립한 하이퍼스팬드럴은 건축계에 새로이 제시하는 필수 개념이자 일종의 무브먼트다. 이 혁신적인 개념은 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부산물과 (쓸모 없어 보이는) 주변적 행위 그 자체를 하나의 서브컬처로 재해석하려는 몸부림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건축계의 모든 성공과 실패, 엉터리와 낭비를 예술로 (둔갑 혹은) 승화시키며, 건축계의 숨겨진 면모를 색다른 시선으로 소비하고자 시도한다. 물론 이 시도가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