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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흔적을 남기는 건축: 브리지 하우스

월메이커스

사진
스튜디오 IKSHA
자료제공
월메이커스
진행
김보경 기자
background

「SPACE(공간)」 2026년 3월호 (통권 700호) 

 

 

 

 

 

인터뷰 비누 다니엘 월메이커스 대표 × 김보경 기자​

 

 

김보경(김): 브리지 하우스는 집과 다리라는 이질적인 두 용도를 하나로 합한 건축이다. 이러한 건축을 짓게 된 배경은 무엇이며, 이 집은 실제 어떤 용도로 사용되고 있나? 특히 다리가 필요했던 이유가 궁금하다. 

비누 다니엘(다니엘): 정부가 건설한 운하로 인해 토지가 여러 구획으로 나뉘며 부지 한쪽으로의 접근이 완전히 불가능해졌다. 불가피하게 다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우리는 클라이언트가 요청한 다리와 집이란 두 가지 요구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다음과 같은 제약 조건을 고려했다. 두 구획을 연결할 때 너비 100피트(약 30m)의 배수로 내에는 기초를 둘 수 없다는 점, 다리를 만들더라도 아래로 흐르는 하천 두 개를 청소하는 데 쓰이는 굴착기가 통과할 충분한 여유 공간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김: 일반적으로 다리는 공공 인프라로 사용되고, 다리와 주택이라는 두 가지 프로그램의 통합은 필연적으로 공공의 접근을 배제한다. 중앙 스팬은 다리의 통로인 동시에 주요 생활공간으로 기능하는 듯하다. 두 가지 기능을 조화시키기 위해 공간구성과 평면 설계상 무엇이 주요한 기준이었나? 또 다리의 통행 기능과 거실의 주거적 성격 사이의 중첩을 어떻게 조율했나? 

다니엘: 그럴 필요가 없었다. 다리는 개인 보행자 전용 다리다. 따라서 개울을 가로지르는 두 토지를 연결해주고 다른 토지로의 접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됐다. 단지 생활공간의 레이아웃을 매우 단순하게 유지했다. 가구도 지나치게 많이 두지 않았다.

 

 

 

 

 

 

 

김: 브리지 하우스는 협곡과 수로로 나뉘어진 부지에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건축하기 부적합하다고 여겨지는 대지에 짓는 건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건설을 꺼리는 대지에 건물을 짓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다니엘: ‘어려운’ 부지를 무조건 절토하고 성토하는 기존의 관행은 중단돼야 한다. 구조적, 기능적으로 설계 방식을 재고해 부지의 지형, 유역, 식생을 영구적으로 훼손하지 않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건축은 침습적인 과정이지만, 의식적인 설계를 통해 자연 생태계와 쾌적한 인간 거주 환경의 공존을 조율해낼 수 있다.

 

김: 자연에 최소한의 흔적만 남기고 살자는 태도는 구조와 재료의 선택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우선 재료부터 이야기해보자. 월메이커스는 현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나 폐기물을 활용한다는 원칙을 따른다. 그런데 이번에  부지 반경 5마일(약 8km) 이내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는 야생 풀뿐이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한계 속에서 어떠한 재료를, 어떠한 이유로 선택했나? 

다니엘: 건초 사용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이렇게 한 이유는 현장이 외진 곳에 위치해 해당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자재가 이것 외에는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지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처리 후 내구성이 보다 우수한 야생 풀을 발견했다. 천산갑의 비늘에서 영감을 받은 초가지붕의 레이어 배치는 단열과 효과적인 냉각을 제공하며 단 네 개의 기초만으로 장스팬 경량 구조를 구현할 수 있게 해 자연 지형 훼손을 최소화했다. 진흙 회반죽층은 설치류나 해충이 주거 공간 안으로 파고드는 것을 방지하고, 압축 강도를 더해 구조물을 한층 더 안정시킨다. (해충 침입 문제는 뛰어난 단열 성능에도 불구하고 초가지붕이 외면받게 된 주된 원인이기도 하다.)

 

 

 

 

 

 

 

김: 풀이나 진흙만으로는 구조적 안정성을 보장하기에 부족할 수 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현지 재료나 폐기물 외에 다른 재료도 활용했나?

다니엘: 그렇다. 다리를 구성하는 두 개의 쌍곡 포물선을 따라 외부 프레임에 최소한의 강관을 사용했고, 인장 구조의 형태를 구현하기 위해 6mm 강선 케이블로 구성된 단일 레이어를 사용했다.

 

김: 중앙 수직 기둥이 없는 구조는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중앙 거실의 대형 오큘러스는 하늘과 비를 실내로 직접 들여오며 이 경험을 더욱 강화하고, 세 개 침실에 마련된 수많은 개구부는 숲과 개울의 풍경을 액자처럼 담아낸다. 이러한 공간구성을 통해 의도한 바는 무엇인가? 한국의 장마철과 유사한 카르자트의 뚜렷한 우기와 건기를 고려하면, 폭우가 쏟아질 때 이 집에서 어떻게 거주할지 상상하기 어렵다. 비가 올 때 거주자들이 이 공간을 어떻게 경험하기를 의도했는가? 완전히 개방된 환경을 설계함으로써, 카르자트 숲속에서 거주자들이 어떤 삶을 영위하길 기대했나?

다니엘: 하늘을 향해 열린 중앙 중정은, 해충과 곤충을 막기 위해 철망으로 덮여 있지만 비가 들어올 수 있게 설계됐다. 카르자트는 폭우가 잦은 지역이기에, 비 또한 생활 경험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오큘러스 바로 아래 목재 바닥에 마련된 틈새는 물이 투과해 아래의 개울로 떨어지게 해준다. 폐기된 선박 갑판에서 가져온 이 목재는 강도 높은 풍화 처리를 거쳤기에 과도한 습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김: 당신의 작업은 숙련된 장인과 용접공과의 긴밀한 협업으로 특히 주목받고 있다. 브리지 하우스에서 즉흥적인 현장 대응을 통해 해결된 건축적 디테일이 있었나? 또한 이 프로젝트에서 어떤 협업 경험이 있었는지 듣고 싶다.

다니엘: 건물에 아주 근접한 네 그루 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무들을 반드시 베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작업자들과 거듭 내기를 했다. 물론 내가 이겼고, 네 그루 모두 살려냈다. (웃음) 

 

 

 

 

 

 

 

 

월간 「SPACE(공간)」 700호(2026년 03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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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 다니엘
비누 다니엘은 2005년 트리반드룸 공과대학교(CET)에서 건축학사를 취득했다. 오로빌 어스 인스티튜트와 함께 유엔개발계획(UNDP)의 쓰나미 이후 재건 프로젝트에 참여한 뒤, 2007년 인도 케랄라에서 월메이커스를 설립했다. 기후 위기 속에서 건축의 필요성 자체에 질문을 던지며 지속 가능하고 비용 효율적인 건축을 추구한다. 데브리스 월, 셔터드 데브리스 월 등 리서치 기반 기법을 통해 현장 재료와 폐기물로 각 대지의 맥락에 반응하는 공간을 구축하며, 실험성과 실용성 사이의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