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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을 향해 열려 있는 건축: 목로암

롯칸빌더즈

글
롯칸빌더즈
사진
롯칸빌더즈
자료제공
롯칸빌더즈
진행
김혜린 웹에디터
backg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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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로암은 일본 치바현 카모가와시 카마누마 인근 숲에 자리한 약 9m2 규모의 작은 목조 건축이다. 이 작은 건축은 하나의 완성된 형태를 목표로 계획된 결과물이기보다, 인간의 이로운 개입을 통해 숲을 다시 가꾸고 사람들의 발걸음을 숲으로 되돌리는 과정 속에서 형성된 장소에 가깝다​.

 

카마누마 일대 숲의 상당 부분이 인공림으로서 약 50년 이상 오랜 기간 동안 관리의 손길이 닿지 않은 탓에 단일 수종의 나무가 과밀하게 자라 햇빛이 땅에 닿지 않았고, 그로 인해 새로운 하층 식생이 자라기 어려운 상태로 수렴되고 있었다. 2019년 대형 태풍 이후 쓰러져 방치되었던 나무들은 길을 막고, 숲으로의 접근을 제한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2024년부터 우리는 숲에 다시 들어가 쓰러지고 방치된 나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것을 기점으로 우리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지형과 토양의 상태를 살피며 계단과 길을 잇는 한편, 쓰러져 죽은 나무들로 인해 지반이 약화되어 인근 마을을 위협하는 산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마른 지표면을 보호하고자 산림환경정비활동이 주된 과제로서 수행되었다. 한 번의 정비로 끝나는 작업이 아니라 긴 호흡을 가지며 변화를 관찰하고 다시 손을 대는 반복적인 활동이었다. 과거의 길을 더듬듯 숲을 정비해 나가자, 점차 숲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이러한 산림환경정비활동의 거점으로서 숲 속에 작은 건축을 짓는 구상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목로암에 사용된 재료는 이 과정에서 발생한 간벌재와 쓰러진 나무였다. 벌레 먹은 쓰러진 나무는 토사 유실을 막는 흙막이나 말뚝 그리고 등산로 계단의 재료로 사용되었고, 햇빛이 들지 않아 단일 수종이 지배하던 당시의 숲속 환경을 해소하기 위해 간벌한 삼나무는 체인톱으로 다듬어 쌓아 올리는 로그하우스 구조의 건축 재료가 되었다. 숲 안에 중장비를 들일 수 없었기 때문에, 모든 재료는 사람의 몸으로 직접 다뤄야 했다. 두세 사람이 운반할 수 있는 통나무의 최대 길이는 약 3미터였고, 통나무를 서로 걸어 쌓을 때 필요한 겹침 길이를 고려하면, 단순한 사각형의 직교 구조로는 내부 공간이 지나치게 협소해지기 마련이었다. 이러한 현장의 작업 조건을 바탕으로 평면은 정육각형으로 확장되었고, 그 결과 약 9㎡ 규모의 내부 공간이 형성되었다. 이 기하학은 개념적으로 선택된 기하적 형태가 아니라, 숲에서 접근가능한 재료의 크기와 무게, 시공의 용이성, 몸의 스케일에 의해 파생되었다. 따라서, 이는 인간의 신체와 자연으로만 둘러싸인 주변 맥락에 대한 간결하고 명쾌한 건축적 응답이라고 할 수 있었다. 

 

 

 

 

 

 

시공은 쌓고, 멈추고, 다시 조정하는 느린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생목의 통나무는 각각 굵기와 지름, 휘어짐이 달랐고, 실제로 가공해보면 도면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현장에서 적절한 통나무를 다시 고르고, 건조에 따른 수축을 고려해 체인톱과 스크라이버로 미세한 조정을 반복했다. 이러한 시행착오 속에서 벽은 39개의 통나무로 총 13단까지 한 단에 3개씩 서로 맞물리게 쌓았고, 이 경험을 토대로 하여 지붕도 벽을 쌓아 올리는 방법과 같이 로그하우스 구조로 쌓아 올렸다. 꼭대기에는 천창이자 연기가 빠져나가는 육각형의 굴뚝을 마련하였고, 사용하지 않을 시에는 오래된 가마솥으로 이를 덮는다. 지붕은 단차를 둔 구조 위에 아스팔트 루핑이라는 마감재를 얹었고, 그 위에 이끼가 자리 잡도록 마무리했다.  

 

 

 

 

 

 

건축물의 중심에는 불을 피우는 자리가 놓여있다. 여름에는 작은 불을 피워 습기를 빼내며 해충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고 화강암으로 깔린 바닥은 산바람과 함께 몸을 서늘하게 식힌다. 겨울에는 두꺼운 통나무 벽에 둘러싸여 중앙의 화염으로부터 온기를 얻는다. 밤에는 자투리 목재로 만든 침상 위에 침낭을 펴고 누워, 천창 너머로 산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과 별 그리고 달을 바라본다. 작은 불빛에 비친 내부에서는 장작이 타는 소리와 바람에 흔들리는 숲의 소리만이 조용히 울린다. 외부와 분리된 듯하면서도, 숲과 깊이 맞닿아 있는 상태가 형성된다.  

 

 

 

 

 

 

목로암은 산림환경정비활동의 거점이자 스모크 사우나 그리고 숲 유치원으로서, 사람들이 다시 돌아와 숲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장소로 작동한다. 시공 중이던 통나무에 사람들이 앉아 불을 둘러싸며 쉬었고, 아이들은 구조물을 놀이터 삼아 오르내리며 놀기 시작했다. 지붕이 완성되기 전부터, 이미 하나의 ‘장소’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건축이 완공 이후에만 의미를 갖는 대상이 아니라, 형성되는 과정 자체로 삶과 만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작은 건축은 재현 가능한 모델이나 확장 가능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카마누마라는 특정한 숲, 그 안에서 움직인 사람의 몸, 그리고 시간에 따라 축적된 작업의 경로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목로암은 숲과 인간의 관계를 다시 엮는 하나의 응답으로서, 지금도 변화의 한가운데에 머물러 있다. 이렇듯,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규격화된 자재를 반입해 건물을 완성하는 것을 종착점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계를 구축해 나가는 장치로서의 건축을 만드는 것이었다.  

 

 

 

 

 

맥락 다이어그램

 

입면도

 

지붕 평면도

 

평면도

 

단면투시도

 

단면투시도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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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롯칸빌더즈

설계담당

롯칸빌더즈

위치

일본 치바현 카모가와시 카마누마

용도

산림환경정비 거점, 스모크 사우나, 숲 유치원

건축면적

9.37㎡

규모

지상 1층

높이

3.4m

구조

목구조

구조설계

롯칸빌더즈

시공

롯칸빌더즈

설계기간

2024. 10. ~ 2025. 8.

시공기간

2025. 3. ~ 2025. 8.

공사비

334,705엔

건축주

작은 지구(Small Earth, 小さな地球)


롯칸빌더즈
롯칸빌더즈는 여섯 명의 동기들이 결성한 디자인 빌드 집단이다. 숲의 재생과 건축을 동일 선상에 놓으며, 산림 관리와 구축을 하나의 연속된 행위로 실천한다. 설계와 시공을 분리하지 않는 방식으로 산림 환경 정비를 비롯해 벌목에서 시공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하며, 재료가 자라온 환경과 몸의 흔적이 건축에 남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