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SPACE는 국내 최고의 건축 포털 매거진입니다. 회원가입을 하시면 보다 편리하게 정보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ogin 회원가입
Naver 로그인


메덩골정원에 세워진 질서와 관계: 선비의 갓 | 페소 본 에릭사우센

페소 본 에릭사우센

글
페소 본 에릭사우센
자료제공
페소 본 에릭사우센
진행
박지윤 기자
background

「SPACE(공간)」 2026년 7월호 (통권 704호)

 

 

 

 

이 구조물의 위치는 조경 설계로 정해졌다. 조경은 오르내리는 나선형 동선을 통해 끊임없이 지식을 추구하는 열망을 상기시킨다. 마치 신비로운 균형추가 작동하듯 말이다. 마그리트의 ‘이미지의 배반’(1929)에서처럼, 말과 이미지, 이미지와 사물 사이에는 모순이 생긴다. 이 납작한 원통형 캐노피는 갓, 곧 높은 신분의 남성이 쓰던 한국의 전통 모자가 아니라 쉼터다. 그러나 갓 역시 쉼터다.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그렇다. 동시에 갓은 올곧음, 인내, 나아가 자유의 기호이기도 하다. 따라서 제안된 캐노피는 갓이 지닌 개별적 기능을 확장해, 함께 보호받고 함께 풍경을 바라보는 집단적 장치로 기능하고자 한다. 이것은 갓이 아니다. 갓의 중앙 원기둥은 햇빛과 빗물이 만들어내는 보이지 않는 형상으로 암시된다. 낮은 천장, 가느다란 기둥 네 개, 두툼하고 둥근 벤치, 어두운 우물은 캐노피의 스케일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 조각 같은 구조물은 내부의 대칭적 균형 때문인지 스케일이 더 희미해진다. 결국 이 오브제의 기능은 단단한 물질을 움직이는 유령으로 바꾸는 것이다. 자연의 순환, 일상, 자명한 형식 질서의 투명함에서 떨어져 나올 수 없는 살아 있는 선비의 영혼으로 말이다.   

 

 

 

 

월간 「SPACE(공간)」 704호(2026년 07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 VMSPA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계

페소 본 에릭사우센 (마우리시오 페소, 소피아 본 에릭사우센)

설계담당

소피아 첸, 한나 호프만, 투안 팜, 소피아 이

위치

경기도 양평군 메덩골 현대정원

용도

파빌리온

대지면적

100㎡

건축면적

19㎡

구조설계

(주)씨엠에이

기계,전기설계

레인보우스케이프(주)

시공

(주)씨엠에이

건축주

메덩골정원

조경설계

기욤 고스 드 고르, 조경디자인린(주)

설계·시공기간

2019~2025

현지 건축가

조경디자인린(주)

마감

스틸


페소 본 에릭사우센
페소 본 에릭사우센은 마우리시오 페소와 소피아 본 에릭사우센이 2002년에 설립한 예술·건축 스튜디오다. 두 사람은 칠레 남부, 안데스산맥 기슭의 농장에서 살며 작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