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서가에서는 2019년 지역 건축계와 세계 건축계의 소통을 목표로 매해 국제적으로 알려진 건축가를 초청해 강연을 열고 그 건축가의 작품집을 출간하는 ‘서울대-목천 강연’ 시리즈의 첫 번째 책 『리우지아쿤』을 출간했다. 리우지아쿤(刘家琨)은 중국 3대 건축가 중 한 명으로 쓰촨성 청두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건축가이다.
책은 리우지아쿤이 직접 쓴 에세이와 그의 건축 세계를 조명하는 주타오와 김승회의 비평, 그리고 루예웬 석조조각 박물관, 수정방 박물관 등 일곱 개의 대표 프로젝트를 수록하였다. 책에 수록된 그의 대표작 네 작품을 간단히 소개한다.
루예웬 석조조각 박물관은 개인이 수집한 불교 석상들을 소장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중국 전통 정원과 유사한 공간 구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관람객은 박물관을 둘러보는 동안 자연물과 인공물을 번갈아 경험할 수 있다. 박물관 출입로는 바닥에서 들어올린 콘크리트 데크로 이루어져있다. 비스듬하게 배치된 데크를 지나 고요한 연못과 그 위를 가로지르는 길고 좁은 경사로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박물관 건물의 모습이 드러난다. 경사로는 박물관 주동 2층을 관통한다. 박물관에 진입하면 관람객들은 1층에 전시된 대형 불상과 벽면 부조 작품들 위를 지나게 된다.
밖에서 우회하며 조경을 감상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관람객들은 2층 중정을 둘러싼 전시실 벽을 따라 돌면서 벽 중간중간 오목하게 들어간 진열대에 전시된 다양한 불상들을 관람할 수 있다. 계단을 따라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면 수직 채광창에 의해 자연스럽게 네 개 영역으로 분할되는 L자형 주전시실이 나온다.
진입 정원
인공연못 주변
"리우지아쿤의 건축에는 기승전결의 이야기 구조가 있다. 그의 이야기는 흥미로운 소설처럼 여러 공간적 사건으로 빽빽하게 짜여있다. 그러나 이야기의 시작은 아주 느리게 전개된다. … 석조조각 박물관의 진입부에서는 박물관의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다. 대나무 숲을 따라 길이 나있을 뿐이다. 마당과 길, 숲과 길이 계속 이어진다."
- 김승회 서울대학교 교수(p.57)
뮤지엄 내부
"리우지아쿤은 각각의 프로젝트와 연관된 문화적 단서들을 선택해 시적이고 일관성 있는 새로운 공간 언어로 다시 엮어내고, 문화와 개인 그리고 크게는 대중을 억압하는 독점적인 힘과 자본에 저항한다. 루예웬 석조조각 박물관에는 벽돌-콘크리트 복합벽 공법을 택해 인조석이나 위엄을 부리는 돌덩어리를 만들어 건축의 피상적 장식에만 몰두하는 시대를 비판한다."
- 주타오 홍콩대학교 교수(p41)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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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쿤 아키텍츠(리우지아쿤)
왕룬, 자오류시앙
중국 쓰촨성 청두시 피현
박물관
PHASEⅠ 1,100m2 PHASEⅡ 1,735m2 PHASE Ⅲ 2,690m2
PHASEⅠ 2001. 2.~2002. 7. PHASEⅡ·Ⅲ 2002. 6~200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