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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의 전통 수상 공동체를 보존하는: 나투라 푸투라 아르키텍투라+후안 카를로스 밤바 비센테

사진
나투라 푸투라 아르키텍투라(별도표기 외)
자료제공
나투라 푸투라 아르키텍투라, 후안 카를로스 밤바 비센테
진행
김보경 기자
background

「SPACE(공간)」 2024년 8월호 (통권 681호)
 

라 발사네라(2023, 왼쪽)와 어부의 피난처(2020, 오른쪽) 외부 전경 ©Francesco Russo​

 

 

바바오요 강 주변 지역 조감경관 ©Francesco Russo 

 

에콰도르의 소도시 바바오요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나투라 푸투라 아르키텍투라(대표 호세 페르난도 고메즈)와 스페인 마드리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건축가 후안 카를로스 밤바 비센테는 에콰도르에서 여러 수상 주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역 장인의 기술을 회복하며,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한 그들의 시도는 바바오요에서 태어난 후 계속 그곳에서 공부하고 거주하며 쌓은 지역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다. 최근 기후위기로 인해 해수면이 높아지며 물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인 수상 주거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는 지금, 그들의 지역 밀착형 수상 주택 프로젝트에 관해 들어보았다.​ 

 

인터뷰 후안 카를로스 밤바 비센테 × 김보경 기자

 

 

김보경(김): 어부의 피난처(2020)와 라 발사네라(2023)는 모두 나투라 푸투라 아르키텍투라(이하 나투라 푸투라, 「SPACE(공간)」 636호 참고)가 기반한 에콰도르의 소도시 바바오요에서 진행한 생산적인 수상 주택 시리즈다.

후안 카를로스 밤바 비센테(밤바): 어부의 피난처는 카누 수리공이자 어부인 돈 테오도로의 수상 주택을 리노베이션 한 프로젝트다. 발사 나무로 만든 그의 수상 주택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지 35년이 지나 무너질 위험에 처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기존 플랫폼과 구조 기둥을 그대로 유지하되 벽, 지붕, 플로팅 시스템은 전통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한 현대 기술로 대체했다.

라 발사네라는 돈 카를로스, 도냐 테레사와 그들의 막내아들을 위한 수상 주택이다. 세 가족은 30년 이상 바바오요 강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데, 카를로스는 카누를 수리하고, 테레사는 전통 음식을 만들어 판매한다. 이들의 집은 기존 플랫폼과 구조를 재사용하기에는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집의 기능과 크기만 유지했다. 만약 그대로 사용했다면 곧이어 닥친 엘니뇨로 인해 가족이 굉장한 위험에 빠졌을 것이다.

생활공간의 생산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참여 디자인 방법을 사용했다. 가족과 설문조사 및 인터뷰를 진행하고, 기존의 가구와 용도를 기록한 목록을 작성해 가족의 요구 사항을 해결하면서도 기존의 자재와 가구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사용하던 가구들은 몇 년 더 사용할 수 있도록 수리해 복원했고, 사용하지 못한 자재 중 몇 가지-대나무 줄기, 전통 목재 등-는 2023 샤르자 건축 트리엔날레 전시(「SPACE(공간)」 677호 참고)를 위해 사용하기도 했다.

 

김: 바바오요 강 지역의 수상 주택 시리즈는 어떤 계기로 시작했나?

밤바: 수상 주택에 관해 이미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계획한 수상 주택 시리즈는 바바오요에서 태어난 후 계속 그곳에 거주해온 호세 페르난도 고메즈의 개인적인 관심사에서 출발했다. 지난 세월 동안 바바오요의 도시 발전에 있어 수상 주택 문화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도시와 강을 늘 엮어주고 있던 연결점이 사라졌다. 이 문제는 우리가 어떤 대책을 찾겠다는 계기가 됐다. 첫 번째로 어부의 피난처를 진행했고, 그 이후 다른 프로젝트들을 이어갔다.

 

라 발사네라의 플랫폼​ ©Francesco Russo

 

라 발사네라, 식당으로 사용되고 있는 플랫폼 ©Francesco Russo 

 

김: 바바오요의 수상 주택 공동체는 언제 어떻게 형성됐나?

밤바: 바바오요 강 지역의 수상 주택은 콜럼버스 이전 시대부터 있었고, 에콰도르의 다른 지역에도 바바오요와 유사한 수상 구조물이 많았다. 만테뇨-우앙카빌카(Manteño-Huancavilca, 

콜럼버스 이전 시대 에콰도르 문화 중 하나) 문화에서 바다와 강은 중요한 경제 활동 중심지였다. 바바오요 강의 수상 주택 공동체는 2004년 관광부에 의해 관광 명소로 인정받았고, 수상 주택을 짓는 기술은 2010년 에콰도르의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1995년 바바오요 지역에는 수상 구조물 150여 개가 있었으나, 2014년에는 50개, 2018년에는 22개로 줄어들었다. 현재 에콰도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바바오요 강의 수상 주택 공동체는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지만, 빈곤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구조의 불안전성은 물론이고 식수, 전기 등의 기본적인 인프라가 제공되지 않는다. 이에 시 정부는 수상 주택을 철거하고 거주민을 도시 주변 지역으로 이주시키는 방안을 택했다. 이는 바바오요의 관광 자원과 문화적 가치를 잃게 만드는 선택이다. 게다가 수상 주택 거주민들도 이를 원하지 않았다. 거주민들의 생계 수단을 빼앗는 조치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해결할 별다른 조치가 없었기 때문이다.▼1 우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안전하고 생산성을 겸비한 수상 주택을 만들고자 했다.

 

김: 노후된 수상 주택 두 채를 재건, 증축하는 과정에서 나투라 푸투라의 기존 작업들과 마찬가지로 지역의 장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했다.

밤바: 우리는 실제 새로운 기술과 재료를 사용하기 이전에 기존의 맥락과 기술, 재료, 거주자의 요구 등에 대해 조사한 후, 어떤 기술을 유지하고 어떤 기술의 내구성과 효율성을 향상시켜야 할지 고민하고 결정한다.

예를 들어 개구부의 목재 설치 방식, 지붕의 트러스 구조와 상부 수납 방식은 전통적으로 많은 수상 주택들이 사용해온 것이다. 우리는 두 프로젝트에서 전통 트러스 구조와 상부 수납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지붕의 경사와 높이를 높여 벽의 상부에서 자연 환기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벽에도 목재를 비스듬히 두어 방수를 하는 에콰도르의 전통 창문 양식 ‘차사스(chazas)’를 발전시켜 적용했다. 우리는 사생활 보호와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차사스가 외벽 전체를 구성하게 만들었다.

반면, 수상 주택들이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발사 나무를 이용한 플로팅 시스템은 혹독한 겨울의 물살에 취약하다고 판단해 기존 플랫폼의 주 구조를 강화하고자 발사 나무를 플로팅 탱크로 대체했다.

 

바바오요 강 지역의 수상 주택을 표현한 조감도 

 

김: 취약했던 위생, 전기, 식수 등 기본적인 인프라는 어떤 방식으로 해결했나?

밤바: 태양광 전지로 인공 조명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식수 확보를 위해서는 필터를 설치해 정화된 강물로 세척, 청소, 요리를 할 수 있다. 정화조 시스템은 인테리스 재단(Fundación In Terris)▼2과 협력한 건조 변기 해법을 적용해 프로젝트의 지속가능성을 높였다.

 

김: 땅이 아닌 물 위에 떠 있을 집을 설계하는 일은 또 다를 것 같다. 어떤 부분을 주의해야 했나?

밤바: 콘크리트가 아닌 플로팅 플랫폼이 기초가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강을 따라 내려오는 집을 손상시킬 정도로 큰 폐기물에 대비해야 했기 때문에 플랫폼 오른편의 구조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한 수상 주택을 설계할 때에는 강의 밀물과 썰물 사이의 변화를 계획에 반영해야 했는데, 현지인들의 도움으로 조수 정보를 참조해 아침에는 강변 근처로 올라오고, 오후가 되면 강변에서 멀어지는 이동식 다리를 만들 수 있었다. 밀물과 썰물로 인한 강의 변화에 적응하는 이 다리는 모진 겨울 날씨도 견딜 수 있다.

 

어부의 피난처 외부 전경 

 

어부의 피난처 내부 전경

 

김: 프로젝트의 목표 중 하나가 도시와 강의 연결성을 회복하는 것이었다.

밤바: 도시 맥락과의 연결이라는 개념은 주로 육지 관점에서 고려되는데, 우리는 하천도 도시의 물리적 연장선이라고 본다. 바바오요와 엘 살토 마을을 연결하는 보행자용 다리와 근접해 있는 두 수상 주택은 도시와 강의 문화유산 사이에 시각적이고 물리적 관계를 형성한다.

수상 주택 후면의 작고 유연한 다리는 카누 수리 플랫폼을 확장하며 주변 어부들과 강에서 생업을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쉼터가 된다. 수상 주택과 도시를 연결하고 소통이 끊이지 않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생산적인 수상 주택-라 발사네라에서 공간이 부족했던 마요르가(Mayorga) 가족의 음식 사업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 예상하며 기존 플랫폼(6×7m)의 각 측면을 2m씩 확장했다. 이 확장된 플랫폼은 한 가족을 넘어 궁극적으로 온 동네를 위한 사회융합적 공간이 되어주었다. 바바오요 주민들이 매우 사교적이어서 더욱 활발한 교류 공간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김: 수상 주택 시리즈는 바바오요에서 조금 떨어진 삼보론돈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떠 있는 온실(2023)로 확장된 듯 보인다. 이 과수원은 언제나 물 위에 떠 있는 것이 아니라 홍수가 일 때에만 물에 떠 있다. 이러한 집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구조, 기술이 필요했나?

밤바: 에콰도르의 과야스 주에 위치한 삼보론돈은 약 1만 9천 명의 농촌 인구가 거주하는 농업 지역이지만, 겨울철에 대부분의 땅이 홍수로 잠기기 때문에 거주민은 완전히 고립된 채 지내야 하고, 식량 생산도 어렵다. 이에 유엔세계식량계획(UN World Food Programme, WFP)은 기후 위기에 노출돼 어려움을 겪는 삼보론돈을 비롯한 몇몇 지역을 위한 자연 기반 솔루션(nature-based solutions, NBS)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NB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땅이 침수된 상태에서도 식량을 경작하고 수확할 수 있는 수상 텃밭을 구현한 것이다. 

이 플로팅 플랫폼에도 앞의 두 프로젝트에서 사용한 동일한 기술을 적용했다. 유일한 구조적 차이점은 겨울의 거센 물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구조를 콘크리트 기둥에 연결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는 주택이 아닌 농사를 위한 시설로, 일정한 온도에서 식물들이 자라도록 건물을 플라스틱 온실막으로 덮었기 때문에 두 프로젝트와는 다른 외관적 특징을 지닌다.

이 프로젝트는 수상 주거 솔루션의 범위를 식량 생산에까지 확장한 사례다. 또한 기후 변화에 직면했을 때 지역의 장인 기술이 어떻게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지, 그리고 지속 가능한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지역공동체, 국제기구, 기업 및 전문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떠 있는 온실(2023) 내부 전경 

 

김: 다른 수상 주택 프로젝트들과 바바오요에서 진행한 나투라 푸투라의 수상 주택 프로젝트의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밤바: 우리가 아는 한 대부분의 수상 주택은 수면 위로 올라오게 세운 기둥 위에 집을 짓는다. 그렇기에 이들은 해수면이 상승하면 대응할 방법이 없다. 반면, 바바오요 수상 공동체의 주택들은 실제로 수면에 떠 있으므로 변동하는 해수면에 적응할 수 있을뿐더러 언제든지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김: 바바오요의 수상 주택 시스템이 침수 위기에 직면한 도시들에 범용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까? 

밤바: 바바오요의 수상 주택은 지금까지 우리가 작업해온 맥락에서는 좋은 방안이 돼왔다. 처음부터 침수 위기를 겪고 있는 공동체들을 위한 범용적인 해결책을 내세우려는 생각으로 계획한 프로젝트가 아니지만, 어쩌면 추후 세계적 모듈 기술로 확장돼 각 지역의 맥락에 적합한 제안으로 발전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모든 해결책이 각 지역의 사람, 전통, 기술, 그리고 사회문화적 맥락에 맞게 계획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의 수상 거주 시스템을 이 지역 특유의 요구에 따라 수상 공동체 주민들의 소속감을 북돋아줄 만한 설치시설로 확장하려고 계속해서 작업 중이다.

 

떠 있는 온실 외부 전경 

 

1. Doménica Inés Noboa Ramos, Análisis de las casas flotantes sobre el río Babahoyo, Universidad Central del Ecuador (Quito) bachelor’s thesis, 2018.

2. Interris Foundation is a non-profit organisation, where they believe that without a countryside there is no city. They promote Sustainable Rural Development by creating integral opportunities through agroecology and ecological sanitation.​ 

월간 「SPACE(공간)」 681호(2024년 08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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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 카를로스 밤바 비센테
후안 카를로스 밤바 비센테는 스페인 마드리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건축가다. 세비야대학교의 건축학부를 졸업하고 마드리드 공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산티아고 데 과야킬대학교(UCSG) 건축 및 디자인 학부의 건축 프로젝트 교수이자 VIS 과야킬연구소 연구 그룹 책임자로 재직 중이다. 나투라 푸투라 아키텍투라와 함께 어부의 피난처(2020)와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미스 크라운 홀 아메리카 상 후보 및 BIAU 2022 최종 후보에 올랐다.
나투라 푸투라 아르키텍투라
나투라 푸투라 아르키텍투라는 2014년 호세 페르난도 고메즈가 설립해 에콰도르 바바오요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건축 사무소다. 나투라 푸투라 아르키텍투라는 라틴 아메리카 도시와 건축와 관련된 까다로운 문제에 의문을 제기하며, 지속적인 실험과 연구를 통해 해결책을 도출하는 건축적 탐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도시 주변의 도시들이 자신들만의 지역적 물질성, 기술, 전통을 드러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에 대응한다. 또한, 주변 도시의 환경 그 자체를 마주하게 하는 건축을 통해 지속 가능하고 책임감 있는 거주지를 조성함으로써 자신의 영토에서 외면되어 왔던 주민들의 존엄성을 증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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