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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대기 건축의 조건과 가능성 | 소멸의 가능성, 중소도시포럼 05

글
이장환
자료제공
중소도시포럼
진행
윤예림 기자
데이터
이상현

「SPACE(공간)」 2024년 10월호 (통권 683호) 

 

급격한 인구 감소로 중소도시의 체계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이에 대해 도시·건축계는 충분히 알고 있나? 중소도시의 재건을 위해서는 이제껏 답습해온 재생과 활성화의 관성에서 벗어나 변화를 직시하고 받아들이는 시각이 필요하다. 중소도시포럼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공적 연구 대상에서 쉬이 배제되어온 수도권 밖의 현상을 주시하고, 위기를 대신할 도시·건축적 대안을 찾는다. 

 

[Series] 소멸의 가능성, 중소도시포럼 

01 수도권 밖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나

02 도시 농도

03 도시 천공

04 소거 계획

05 덧대기 건축 1

06 덧대기 건축 2

07 세계적 중소도시​

08 탄력적 중소도시​

09 환상적 중소도시​

10 중소도시의 밖​​​

 

중소도시의 ‘덧대기 건축’은 비가 오면 우산을 펼치고 바람이 불면 목도리를 두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툭툭 얹어진 캐노피와 바깥 계단 같은 즉흥적인 덧댐의 결과는 하찮고, 엉성하고, 불완전해 보인다. 하지만 이제 중소도시는 아무것도 덧대지 않은 건축을 찾아보기 어려운 정도다. 중소도시에 덧대기 건축이 등장할 수밖에 없고 또 그렇게까지 만연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필연적 현상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파헤친다. 

 

부여의 덧대기 건축 모습 

 

중소도시의 인구가 줄어들면서 빈집이 발생하고, 주인 없는 건물이 하나둘씩 철거되면서 도시 곳곳에 빈 공간이 생겨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지금까지 비워진 공간에 초점을 맞추어 ‘도시 천공’과 ‘소거 계획’을 주제로 논의했다면 이번 글에서는 철거되지 않고 남아 있는 건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인구가 줄어드는 중소도시의 건축물에는 현재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전국 중소도시를 둘러보다 보면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공통된 현상이 있다. 기존 건물 위에 새로운 지붕을 덧씌운 모습이다. 이러한 덧씌운 지붕은 태백과 제천 같이 혹한의 겨울을 갖는 도시에서부터 보령과 여수처럼 온화한 기후를 갖는 도시에 이르기까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왜 이렇게 비슷한 현상이 전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일까? 어디에서나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데에는 어떠한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 아닐까? 혹, 그 이유가 전국적으로 진행 중인 도시 쇠퇴의 과정과 연관된 것은 아닐까?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서는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건축의 범주 안에서 바라볼 것이 아니라, 보다 넓은 정치·경제·사회적인 맥락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호에서는 중소도시에서 나타나는 ‘덧대기 건축’이 어떠한 맥락에서 발생하는지 그리고 그 특징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로부터 덧대기 건축이 중소도시에서 갖는 도시·건축적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 

 

덧대기 건축 앙시도(제작: 김민정, 김유빈)와 덧대기 전, 후의 도시 밀도 수치 비교(상주 무양동). 덧대기 건축은 개별 건축물의 변화를 넘어 도시 전체의 모습을 바꾸고 있다.

 

덧대기 건축은 왜 발생하나? 

덧대기 건축은 하나의 이유로 발생하기보다 다양한 이유가 겹쳐지면서 만들어진 복합적인 결과물이다. 기능적인 이유에서 촉발되지만, 경제적 이유가 그 형태와 재료를 결정하고, 사회적 이유가 그것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도록 용인하며, 건축적 이유가 그 가능성을 지원한다. 

 

덧대기 건축은 건물의 노후화로 인한 필요에서 탄생한다. 구체적으로는 옥상에서 빗물 누수가 발생했을 때 이를 막기 위한 방편으로 생겨난다. 앞선 글에서 살펴봤듯이 중소도시 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물은 단독주택 유형이다(「SPACE(공간)」 680호 참고). 중소도시 단독주택은 대부분 1970~1990년대에 지어졌는데, 그 당시 지어진 단독주택 건물 대부분이 평지붕 형태로 계획됐다. 비슷한 시기 서울 등의 대도시 단독주택이 ‘불란서 주택’과 같은 스타일의 유행으로 대부분 박공지붕인 반면,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농작물 건조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평지붕 계획이 인기를 끌었다. 현재 이들 주택은 지어진 지 짧게는 30년 길게는 50년이 넘는데, 이처럼 건물의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제일 먼저 나타나는 현상이 지붕 방수층 균열로 인한 누수 문제다. 옥상 누수를 막기 위해서는 지붕 방수층을 새로 교체하면 그만이다. 그런데 방수층을 새로 교체하더라도 그 유효 기한은 기껏해야 3~5년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러한 방식을 사용할 경우 주기적인 보수·교체 공사가 이루어져야 하고 (하략) 


※기사 원문은 월간 「SPACE(공간)」 683호(2024년 10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와 함께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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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환, 이상현
이장환과 이상현이 결성한 중소도시포럼은 대도시권역 밖의 변화를 관찰하고 잠재된 가능성을 탐색하는 연구 그룹이다. 이장환은 어반오퍼레이션즈 대표로 도시, 문화, 건축 전반에 관심을 두고 작업하고 있으며 홍익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건축학과와 서울건축학교(SA)를 졸업했고 델프트 공과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우수 졸업했다. OMA에서 건축가로 활동하며 카타르 국립중앙도서관 설계와 더불어 다수의 아시아, 유럽, 중동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상현은 대구광역시 도시디자인과 주무관이자 독립 도시연구가이다.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와 델프트 공과대학교 도시대학원을 졸업했고, 이후 팜보트 어반 랜드스케이프에서 도시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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