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6년 3월호 (통권 700호)
경중(暻重)에 관하여이 건물은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후 지속적으로 부족했던 화물터미널 근무자들의 편의시설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식당, 휴게실, 화장실, 편의점과 함께 근무자들이 앉아 쉬거나 휴식을 취하고 흡연할 수 있는 외부 공간을 조성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 우리는 직사각형의 블록형 건물들을 상정하고, 이들이 배치되고 결합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사이 공간과 외부 공간에 주목했다.공항과 터미널이 지닌 경직되고 기계적인 건축 언어가 휴식의 공간으로 전환되는 역설적 이미지에 우리는 매료되었다. 화물을 운반하는 비행기와 지게차를 위해 설계된 넓은 스팬, 경량 구조, 반외부적 공간들은 이곳에서 오히려 열림과 여유의 감각을 제공한다. 이러한 구조를 더욱 가볍게 드러내고, 꾸밈없는 벽체를 사용하고자 했던 생각이 이 프로젝트의 감정적 출발점이 되었다.

단순한 직사각형의 공간은 어느 편의점이나 식당 운영자가 입주하더라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인천국제공항의 계획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도를 담고 있다. 대신 이들이 모여 형성되는 영역 전체를 넓고 가벼운 캐노피로 덮어, 주차장 한가운데 생성된 이 장소가 휴식과 복지를 위한 공간임을 공언하고자 했다. 두 개의 대상지에는 각각 중정형과 바람개비형으로 콘크리트 박스들을 배치하여, 건물들 사이에 만들어지는 여백이 서로 다른 성격의 외부 공간으로 인식되기를 의도했다.


철골 캐노피는 콘크리트의 벽면에서 부분부분 손을 잡듯 연결되어 횡하중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 그 덕분에 큰 높이와 스팬임에도 불구하고 가는 기둥을 사용할 수 있었으며, 콘크리트 박스의 대비 속에서 개방적이고 경쾌한 휴게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설계 진행 중 음식점의 입점 계획이 취소되었다. 애초에 실내 공간은 용도 특정적이라기보다 융통성 있는 직사각형 공간으로 계획되었고, 우리는 기존 식당 자리에 무리 없이 수면형 휴게실을 제안할 수 있었다. 수면형 휴게실의 용도 또한 변경될 수 있기에, 고정된 벽체보다는 열고 닫을 수 있는 메탈 커튼을 이용해 유동적인 공간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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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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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휴는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스위스의 헤르조그&드 뫼롱, 일본의 사나 등에서 건축 실무를 익혔다. 서울대학교, 한양 대학교에 출강했으며, 2023년 남호진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수여하는 젊은건축가상을 수상했다.
남호진은 이화여자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의 펠리 클라크 펠리 아키텍츠, 한국의 남산 에이엔씨 종합건축사사무소, 스위스의 헤르조그&드 뫼롱에서 실무 경력을 쌓았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겸임교수다. 2023년 김진휴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수여하는 젊은건축가상을 받았다.
건축사사무소 김남은 김진휴와 남호진이 2014년 스위스의 산골 마을에서 시작한 건축설계사무소다. 2015년부터 서울에서 활동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웜 앤 쿨로 한국건축역사학회 작품상 대상을 수상했다. 건축에 존재하는 다양한 가치와 관점의 존재를 중시하며, “어제 옳은 것이 오늘 틀릴 수 있다”는 시각으로 의심하고 다시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