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6년 8월호 (통권 705호)
비움을 통해 도시와 연결되는 교회
성실교회는 다세대·다가구주택이 밀집한 은평구 역촌동 저층 주거지에 자리한다. 높은 주택 밀도에 비해 공원이나 열린 외부 공간은 부족하고, 좁은 골목과 필로티 주차장으로 둘러싸여 일상의 여유가 쉽게 허락되지 않는 동네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교회를 새로 짓는 일이 아니라, 부족했던 공공의 빈 공간을 만드는 일로 바라보았다. 당초 교회에서는 지은 지 60년이 넘은 예배당의 리모델링을 의뢰했지만 구조적으로 유지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한정된 예산에 맞춰 신축을 최소한으로 줄이되 가장 중요한 가치를 마당에 담기로 했다.


담장과 지상 주차장으로 주변과 단절되어 있던 대지 중앙에 열린 마당을 두고, 서로 다른 레벨에 위치한 세 개의 골목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안전을 위해 마당의 레벨을 도로보다 반 층 높이고 절성토를 최소화했다. 새 예배당 맞은편에 교육관을 함께 신축하고 기존 건물 두 동은 각각 성가대실과 카페로 재생했다. 옛 건물과 새 건물이 마당을 사이에 두고 공존하는 풍경은 교회의 시간과 미래의 가능성을 함께 담아낸다. 네 건물로 둘러싸인 마당은 교회 외부 활동을 수용하는 동시에 골목들을 연결하는 도시의 매개 공간이 된다. 사람들은 골목에서 마당으로 들어와 머물다가, 다른 골목과 건물로 자연스레 이동한다. 건축은 때로 새로운 형태를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잘 비워냄으로써 도시의 일상과 공동체를 회복시키는 공공성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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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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