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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공장의 재탄생: 코스모40

사진
신경섭(별도표기 외)
자료제공
코스모40
진행
오주연 기자
background

버려진 공장이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까지

빈브라더스 성훈식 대표는 2016년 가을 철거를 앞둔 코스모화학 공장 40동에 처음 들어갔던 순간을 잊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는 무너져 내릴 듯 덜렁거리는 골강판 소재의 외벽을 지나 건물 내부로 들어간 순간 높게 뻗은 H빔들이 모아이 석상처럼 자신을 맞이한 강렬한 기억을 생생히 전달했다. 화학 공정 설비들이 자리를 비우니 그동안 가려져 있던 H빔들이 빈 공장의 주인처럼 자리 잡은 것이다. 공단 인근에서 사업을 운영 중인 젊은 사업가들, 빈브라더스 성훈식 대표와 신진말 심기보 대표가 이 모습을 보고 건물이 어떻게든 살아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 코스모40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굳이 무엇을 더하지 않아도 시간이 배인 자체로 무심하게 아름다운 건물에 손을 대는 것은 몹시 조심스러운 일이다. 가능한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되 필요한 상업 시설의 기능을 잘 배치할 수 있는 리모델링을 추구했다. 또한 공간을 사용하게 될 창작자 및 예술가의 입장을 고려하여 디자인할 전문가를 찾은 끝에 건축가이자 예술가로서 다방면으로 작업을 해왔던 삶것건축사사무소의 양수인 대표에게 설계를 의뢰하였다. 성훈식 대표는 양수인 대표와 국내외 여러 도시의 다양한 도시재생 사례를 답사하며 모든 것을 보존하려는 욕심을 버리고 사용자 지향적인 공간기획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올 수 있었다고 말한다.

 

 

 

옛 공장의 기둥을 둘러싸고 새로이 형성된 기둥 묶음에 의해 지지되는 신관은 구조적으로 완벽하게 독립된 증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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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공장에 새 건물을 끼워 넣어 서로 얽힌 구조로 재탄생
양수인 건축가는 옛 공장 안으로 고리 모양의 신관을 삽입했다. 이 고리는 로비와 수직 동선 역할을 하며 옛 공장의 공간을 새롭게 사용하도록 지원한다. 구조적으로 완전히 독립된 신관의 이러한 디자인은 오래된 건물과 재생 건축이 충족해야 하는 현행법 간의 괴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공간을 두고 신관은 F&B 공간과 상점으로, 옛 공장은 다양한 이벤트를 수용하는 다목적홀로 활용하도록 했다. 천 평가량의 건물 전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하고, 먼저 필요한 기능들을 가볍게 갖추고 이후 변화에 따라 대응하고자 했다. 예컨대 재생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지역을 살펴보면 처음부터 상설 프로그램이 가득 채워져 시작된 것이 아니라, 잘 활성화된 특정 프로그램이 계기가 되어 조금씩 바뀌어 나갔다. 단일 건물의 경우에도 같은 논리가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공장의 생명 연장이 지역의 새로운 생명력으로

아무것도 없던 외딴 지역에 카페가 들어서면서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하고 지역이 바뀌는 사례가 자주 목격된다. 과거 마트나 백화점 등이 담당했던 지역 상권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카페가 물려받은 셈이다. 진입장벽이 낮은 카페는 작게는 건물, 크게는 지역에 대한 관심의 문을 여는 열쇠로 기능할 수 있다. 커피를 마시러 왔다가 건축을 경험하고 건축 사진전을 보게 된다면 커피는 새로운 경험의 매개가 된다. 

성훈식 대표는 빈브라더스의 커피를 2가지로 정의한다. 하나는 미식으로서의 커피, 다른 하나는 맥락으로서의 커피다. 문화공간의 정체성을 위해 빈브라더스의 브랜딩이 한 발짝 뒤로 물러나는 결정은 커피 회사로서 아쉬울 수 있지만, 공간의 맥락과 장기적 관점을 고려했다. 옛 공장의 다목적홀은 다양한 콘텐츠가 넘나드는 일종의 생태계이고 프로그램들은 서로 돕거나 경쟁하는 가운데 각자에게 맞는 규모를 지니며 균형을 찾아가게 될 것이다. 코스모40의 건축은 오픈 이후에도 몇 년간에 걸쳐 진행될 현재진행형 프로젝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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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찬울

©​김성일 / 옛 공장은 다양한 이벤트를 수용하는 열린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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