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활성화 정책은 대개 지방자치단체로의 인구 유입을 목표로, 경제 기반을 확보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등의 복합적 기획을 거쳐 현실화된다. 경상북도 의성에서는 체류형 농장, 커뮤니티, 관광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체화되었다.
두 계곡이 합류하는 지점에 자리한 대지는 남쪽으로 천천히 낮아지는 남북으로 긴 지형이다. 프로그램은 기존의 농촌 주거지, 자연 경관과 비교해 과밀했다. 대지는 사용자에 따라 생산·여가·커뮤니티 등 세 영역으로 구획됐는데, 영역들은 상호 관계에 따라 인접하며 각기 다른 밀도로 조직됐다. 먼저 생산 영역은 귀촌을 준비하는 거주자 임대주택과 공동텃밭으로 구성됐다. 전체 대지에서 기존 마을과 가까운 북측에 자리하며, 임대주택은 남쪽으로 조망, 채광, 통풍 등 기본에 충실하도록 배치됐다. 이 17평 주택들은 마을길을 따라 조금씩 서로의 벽을 맞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형성된 주택 앞마당은 개인 텃밭이 되었다. 공동텃밭은 외부로부터 임대주택 거주자들의 사생활을 보호하는 완충 영역으로 넓게 놓여 농장 실습 등 방문자 체험 장소가 됐다.
여가 영역인 오토캠핑장은 전체 대지에서 가장 낮은 남쪽 부분을 넓게 점유하며 길을 따라 비정형적으로 놓였다. 이곳 방문자들은 차량, 텐트, 방갈로 등 기본 단위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 커뮤니티 영역은 거주자, 방문자, 지역 주민이 만나는 장소로 관련 프로그램이 네 개의 단층 건물에 나뉘어 배치됐다. 건물들은 생산 영역과 여가 영역 사이의, 진입 도로와 맞닿은 대지 중심부에 놓였다. 웰컴센터는 관광 안내, 농산물 전시, 마을 카페 등으로 구성됐으며 다양한 사람들이 교류하는 공간이다. 다목적 홀은 공연, 집회, 실내 운동을 위한 유희 공간이다. 공방은 목공방과 음식 공방으로 활용되며 바비큐 마당을 면한 쪽은 공동식당으로 전환될 수 있다. 각 건물들이 만나는 잔디마당과 바비큐 마당은 바닥 재료를 달리하여 고유한 쓰임과 활동을 유도했다. 또한 건물 지붕은 각각의 프로그램이 구별되면서도 한정된 예산 내에서 형태적 반복을 통해 흥미로움을 더하도록 디자인됐으며, 자연과 함께 생산・여가・커뮤니티 영역이 펼쳐지는 풍경의 일부가 되도록 했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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