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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지붕 집

민우식
사진
황효철
자료제공
민워크샵
진행
박세미
background

공간의 수평적 깊이

제주시 한라대학교 인근에 있는 대지는 도시와 시골의 접점에 위치한다. 대지의 북쪽으로는 다세대 빌라들이 밀집되어 있고, 남쪽으로는 감귤 밭이 있다. 완만한 경사를 가진 2,300m2 면적의 땅에 수평성을 가진 집이 좋다고 생각했다. 집은 아파트 평면을 남쪽으로 길게 펼 친 볼륨을 대지에 앉혔다. 집의 배치보다는 볼륨과 공간을 우선시한 셈이다. 주택에서 8×24m의 긴 볼륨이 하나의 공간으로 인식되도록 만들기는 쉽지 않다. 방이라는 단위 개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벽이 공간을 단절하기 때문이다. 침실을 공용 공간보다 1m 낮추고, 천장(지붕)을 1.5m 높이니, 수평으로의 깊이를 확보할 수 있었다. 천장의 높이가 4.2m에 달하기 때문에, 붕지이 평평하거나 사선이라면 주택이 지나치게 압도적인 공간이 될 우려가 있었다. 천장을 높여 개방감을 확보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둥근 지붕이 최적이라 믿었다. 원이 회전하는 반경을 따라 만들어지는 곡선인 사이클로이드를 적용하여 완만한 곡면 지붕을 구현했다. 천장의 높이는 고정되어 있지만, 바닥의 높이 변화에 따라 스케일이 다른 공간을 경험하도록 집의 동선을 계획했다. 집의 구조는 제주도라는 지역 특성상 공사 기간을 단축하면서도 시공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산 중목구조 시스템을 적용했다. 일본산 삼나무를 현지에서 미리 재단하여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는 방식이다. 삼나무 원목 기둥과 아치 형태의 글루램 지붕 구조물은 건물의 남쪽에서는 노출되고, 북쪽에서는 벽 속에 가려진다. 결과적으로 이 집의 구조는 반 정도만 노출되어 있지만, 그 단순명쾌함으로 한눈에 전체 공간의 얼개를 짐작할 수 있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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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우식
민우식은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 2011년 서촌에 민워크샵이라는 건축공방을 설립했다. 대량생산과 첨단기술이 넘나드는 시대에 작은 건축에 집중하며 수공예정신을 잃지 않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오목한 집, 둥근 지붕 집, 두라스택 본사, 카페 톤 등이 있다. 건축, 인테리어디자인, 가구 디자인, 설치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험을 현실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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