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의 집은 식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투명한 집이다. 투명함은 경계의 가벼움을 의미한다. 건축과 자연, 안과 밖, 공간과 풍경 사이의 약한 경계는 시각적 가벼움과 함께 내부에 유동적인 미세기후를 형성한다. 일조, 기온, 강수, 습도의 변화에 따른 다양한 공감각은 표피가 가벼운 녹음의 집이 지닌 장소의 냄새이다. 녹음이 깃든 계절에는 주변과 어우러지고, 눈으로 덮인 겨울에는 녹색의 섬과 같은 풍경을 만든다. 이곳에서 사람과 식물은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경험을 공유한다.
주변 땅의 흐름을 닮은 유리지붕은 비대칭의 박공으로 이루어진다. 일조시간이 짧은 대지 조건을 고려해 비대칭 유리지붕의 넒은 면이 정남향을 향하여 최대의 일조량을 확보한다. 빛의 유입과 함께 공기와 물의 순환은 개념적이며 실질적인 자연과의 관계를 만든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 VMSPA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네임리스 건축
서울과 뉴욕을 중심으로 한 아이디어 기반의 설계사무소이다. 나은중과 유소래는 각각 홍익대학교와 고려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U.C. 버클리 건축대학원을 같은 해 졸업하였다. 2010년 뉴욕에서 네임리스 건축을 개소한 후 서울로 사무실을 확장하였으며, 예측불허한 세상 안에 단순함의 구축을 통해 건축과 도시 그리고 문화적 사회현상을 탐구하고 있다. 일상에서의 근본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단단한 건축 유형을 만드는 동시에 공공적 파빌리온을 통해 건축의 유동성을 실험하고 있다. 뉴욕현대미술관(MoMA), 뉴욕건축센터, 파슨스 더 뉴스쿨,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건축 작업을 선보였다. AIA뉴욕건축가협회상, 미국건축연맹 젊은건축가상, 미국건축가협회 뉴프랙티스뉴욕(AIA NPNY), 김수근건축상 프리뷰상을 수상하였고, 미국건축지 「아키텍처럴 레코드」로부터 세계건축을 선도할 10대 건축가에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