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따라 올라가다 나타난 집은 주변의 어떤 동네나 자연의 맥락 없이 외진 곳에 자리한 느낌을 받았다. 회색의 조경석 더미 위에 있는 고래 또는 오카리나 같이 생긴 돌집은 특이하기도 하고, 뭐지 하는 호기심과 이질감을 동시에 유발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붉은 색 고벽돌이 전체를 감싸고, 거친 트레버틴이 바닥에 깔려 있었다. 반려견을 위한 것이라 했다. 벽돌로 된 원통형 계단을 오르며 “이 집을 쇠, 돌, 유리로만 짓겠다고 했죠. 근데 이 계단에 정 교수님이 나무를 썼어요” 무척이나 아쉬운 목소리였다. 그것 말고도 이 집엔 여러 바램이 뒤엉켜 있었다. 중세의 성채 같으면서 유선형 캠핑 트레일러 같아야 한다든가, 1m정도 떠있는 석재데크가 집을 애워싸야 하고(들고양이가 다니는 출입구가 아래 있음), 출입문에는 배를 조정하는 키 모양의 손잡이가 있어야 한다는 등, 집안 곳곳에는 상징과 의미들이 가득했다.
집 양쪽에 자리한 침실과 식당을 보았다. 돔을 반으로 자른 듯한 세미돔 형태로 둥글고 높게 벽돌이 쌓여져 무슨 석굴이나 왕릉에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침실과 식당 사이의 위로 두 개의 다락이 다리로 이어지고, 세계를 다니며 수집한 가구와 물건들이 집안 곳곳에 놓여 있었다. 어딘가 원형의 공간감이 느껴지는 종교적 성채 속에 사람이 기거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의미 있게 본 것은, 집에 투영된 이 많은 요구와 욕망을 담기 위해 건축가는 직관으로 볼트와 아치 등 가장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형상을 선택했다는 점이었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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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삭(동양대학교) + 에이코랩건축사사무소
최은정, 성세종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로133번길 19-10
단독주택
583.51㎡
171.37㎡
199.98㎡
지상 2층
1대
7.72m
29.37%
34.27%
철근콘크리트조
인조석
고벽돌타일, 트래버틴
레마구조엔지니어링
코담기술단
동아 A&C
2019. 7. ~ 11.
2019.12. ~ 202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