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균
나에게 프로젝트의 목표는 신축 같은 리모델링이었다. 기존 건물의 내부 시설이나, 구조 상태, 험악한 외관 등 남겨질 것이 거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건축주는 신축과 리모델링 사이에서 고민이 깊었다. 여러 번 같은 문제가 이슈화되었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나는, 신축 포기가 아니고, 신축한 거 아니냐는 정도의 소리가 듣고 싶어졌다.
지붕틀, 구조보강, 창호교체, 위생, 전기설비 교체는 반드시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미 예산의 많은 부분이 할애되었다. 그렇다고 외장을 부분적으로 하거나 드라이비트까지 사용해서는 나의 목표가 달성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했다. 그렇게 최종 선택된 재료는 시멘트벽돌이었다. 재료의 기본 비용을 우선 줄여놓고, 나는 그것으로 많은 것을 하고자 했다.
기존 하나의 건물을 두 동처럼 보이도록 하고, 계단도 난간만이 아니라 벽돌벽으로 둘러 또 하나의 덩어리가 되게 하고, 심지어는 마당도 벽돌로 포장하고자 했다. 마당 판과 3개의 매스가 같은 옷을 입고 모두 모여 세를 과시하도록 하고 싶었다.
세세한 부분에는 더욱 정성이 필요했다. 계단의 마지막 단은 벽돌면에서 약간 떨어져 철재판으로 한번에 접어 설치되었으며, 심플한 곡선 핸드레일이 첨가되었다. 시멘트벽돌 접합 모르타르는 완전히 굳기 전에 일일이 다시 파내야 했다. 이 덕에 시멘트벽돌은 각이 살아나 도드라질 수 있었다. 창호 주위에 남은 벽체 일부는 구로철판으로 마감했다. 출판사 사인물도 검정 철재로 제작하여 시멘트벽돌과 어울리도록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건축주는 최초의 사옥에 입주했다. (글 임도균 건축사사무소 루연 대표 / 진행 방유경 기자)
기존 건물의 파사드 / 이미지 제공 건축사사무소 루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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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사사무소 루연(임도균)
임도균, 서민정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43-1
근린생활시설
182.8㎡
106.35㎡
212.72㎡
지상 2층, 지하 1층
1대
9.1m
58.18%
60.9%
연와조
시멘트벽돌, 우레탄메탈패널
석고보드, 수성페인트
(주)창민우구조컨설턴트
(주)청림설비기술사사무소
(주)에이스파트너스
(주)건양종합건설
2020. 8. ~ 10
2020. 10. ~ 2021. 1.
도서출판 더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