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생의 예쁨
구성
한국의 근린생활시설에는 세 부류의 이해관계자가 있다. 임대인 혹은 건물주, 임차인 혹은 운영자, 최종 소비자 혹은 인스타그래머. 지금 서울의 근생 공간의 기획은 위의 셋 중 누구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가? 확신하건대, 임차인 혹은 운영자의 생각, 요구, 그들의 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결국 최종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입점한 브랜드와 운영의 매력에서 가치측정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생 공간의 기획은 운영자의 선호에 늘 귀를 기울여야 하며, 요즘 운영자들의 공간에 대한 바람은 대체로 비슷하다.
1층의 경우 길에 대한 개방성, 지하의 경우 별도의 출입구와 그 위치, 2,3층의 경우 채광과 발코니, 그리고 진입 시 계단의 매력, 최상층의 경우 높은 층고 또는 경사진 지붕. 층별로 각각 다른 임대료만큼 선택할 수 있는 공간의 다양성을 확보해주는 것이 요즘 근생의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귀여움
최근 근생은 물론 쇼핑몰까지 점포의 기준 모듈이 40평에서 15평으로 축소되고, 다시 5평 점포로 전환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소형화 또는 개인화된 경제 및 사회 구조로의 변화에 이른바 마이크로 디벨로프의 양상이 공간에도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소형 점포의 아이덴티티에 대한 운영자 인터뷰를 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아기자기’이다. 물론 아주 세련된 커피 공간들도 많지만, 소형 점포를 운영하려는 대다수의 운영자들의 편안한 표현이 바로 아기자기이다. 아기자기한 건물, 예쁜 내 가게라는 통속적일 수 있는 표현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오래된 건물을 고쳐서 들어가려는 운영자들의 마음을 살펴보면 좀 더 쉽게 이해할지도 모른다. 엄정한 규칙과 비례를 갖춘 외관도 좋겠으나, 조금은 의도된 불규칙한 창문들을 가진, 통속적이고 레트로한 외관이 소형 점포들의 간판까지 완성된 후를 생각해보면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사례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상업환경 기획을 하는 입장에서 ‘근생의 예쁨’이란 운영자에게 도움이 되는 구성과 소형 점포 특유의 귀여움을 장착했을 때 작동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금호동 리트레이스
금호동 리트레이스의 경우 구성과 귀여움 측면 모두 현재의 입지와 상업 수준으로 볼 때 꽤 정확한 솔루션에 가깝다고 판단한다. 각 매장별 입구 계획을 보자. 1층 대로변에서 진입하는 점포와 이면도로변 진입이 가능한 반지하 별도 점포, 직선계단을 이용한 2, 3층 점포와 최상층 점포 진입이 가능하다. 이는 단일한 계단실형 구성에 비해, 각각의 점포별로 다른 진입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은 물론 각 점포의 브랜드 사이니지나 출입문의 다양성을 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아마도 1층과 반지하 점포는 커피 혹은 주점, 모던 한식류의 트렌디한 F&B 업종이 선호할 것이라 기대해본다. 다만 1층과 지하층을 연결하는 내부계단은 두 개 층을 함께 쓸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계획했으나, 입지의 상황상 오히려 소형 점포의 임대 유연성을 방해하는 요소 혹은 1층 가용면적의 손실로 해석될 가능성도 있다. 2층의 경우, 최근 저렴한 임대료에 힘입어 콘셉트가 강한 F&B 또는 꽃가게 등 일상적 근린생활시설이 동네 단위의 작은 클래스들을 이끌고 있으며, 별도의 포치 공간이 있는 3층과 넓은 테라스가 있는 4층은 두 개 층을 함께 쓸 수 있는 스튜디오 및 편집숍에서 눈여겨볼 만한 구성을 가지고 있다.
세심하게 다루어졌다고 보이는 부분은 화장실의 형식이다. 여러 점포가 모여 있는 근린생활시설의 경우 화장실은 위치와 그에 따른 관리 영역에 대한 생각이 꽤 중요하다. 공용 공간에 위치한 화장실은 각 층별로 공유한다는 점, 또는 남녀를 층별로 나눌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이나, 안전과 관리의 취약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 건물의 경우 각 점포별 관리를 기준으로 한 화장실 계획을 선택해 점포의 책임관리가 가능한 안전한 화장실이라는 인상이다.
조금 더 시야를 넓혀서 보았을 때, 현재의 금호동 건물의 입지를 포함한 후방의 50여 개의 소형 필지들의 이후 변화가 무척 기대된다. 대형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인 적절한 규모의 소형 필지 군락들은 상업적 가능성을 충분히 점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동 리트레이스가 앞으로 주변 소형 필지에 좀 더 나은 영향을 주길 바란다. 디자인을 살펴보면 조형적인 제스처와 불규칙적인 창호와 발코니들이 충분한 변화를 가지고 있기에, 외장재료는 벽돌과 외단열 시스템이라는 두 가지 재료의 조합보다는 단일한 재료로 가져갈 필요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각 점포별 아이덴티티가 나타나는 간판이 달린 후를 고려하면, 건물의 1층 대로변의 전면 점포 이외에 반지하 점포는 이면도로변 진입이 가능하다. 아기자기한 성격을 띤 소형 점포의 입점이 예상된다. 외관이 하나의 배경으로 작동하는 방식이 최종적으로 정돈된 이미지를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가장 큰 고객이 될 전면의 아파트 단지에서 볼 때 하나의 작고 귀여운 건물로 인식되기에도 그것이 나은 선택이지 않았을까. <진행 김나래 기자>


1층 대로변의 전면 점포 이외에 반지하 점포는 이면도로변 진입이 가능하다. 아기자기한 성격을 띤 소형 점포의 입점이 예상된다.


각 점포별 관리를 기준으로 한 구성으로, 직선계단을 이용해 2,3층 점포에 진입한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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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모프(박종민)
서울시 성동구 매봉길 16
근린생활시설
126m2
75.29m2
323.89m2
지상 4층, 지하 1층
2대
13.51m
59.75%
19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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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콘크리트, 벽돌, 웨트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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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3.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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