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ACE(공간)」2022년 8월호 (통권 657호)
충청남도 서산시 해미면은 우리나라 최대의 천주교 성지로서,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문을 계기로 그 위상이 더 높아졌다. 프로젝트는 사목을 기반으로 한 청년 문화활동의 장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천주교 성지로서 장소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해미읍성 동측에 인접한 해미초등학교 부지를 활용하여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기리는 작은 기념관, 대전교구가 관리를 맡아 운영할 청년 중심 복합문화공간과 숙소를 조성하는 것이다. 폐교부지와 건축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국민’ 학교가 가졌던 기존 훈육 공간의 질서를 뒤집어, 건물의 터가 되었던 중간 단을 비워내고 해미읍성과 동쪽 대지를 연결한다.
전체 천주교 순례길 체계 안에서 이 비워진 공간이 순례자들의 길이 되게 하였다. 제식 의례가 행해지던 맨 아래 단은 하나의 플랫폼처럼 활용되며, 건축은 상대적으로 대지에서 두드러지지 않도록 이 아래 단에 낮게 앉혔다. 맨 아래 단의 높이 차이를 담과 정원이라는 건축 요소로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건축은 대지 전체의 포디움과 같은 형상을 띠게 된다. 교황의 기념관을 통한 진입은 땅과 하늘을 잇따라 바라보는 시선의 이동과도 같다. 중간의 비워진 공간은 북쪽 지형을 일부 복원한 공원으로, 동쪽 일락산 등의 산세와 서쪽 해미읍성의 근·원거리 경관을 향해 수평적으로 시야가 확장되도록 한다. 북측 숙소동은 나무로 서측의 숲이 연장된 위요된 공간에 위치한다. 건축의 폐곡선 외곽에 면한 각자의 자리는 자연을 일대일로 맞닥뜨리게 되는 가장 내밀하고 또한 확장된 시선이 된다. 숙소는 ‘중정–공유 공간–서비스 공간–사적인 공간–자연’의 켜가 층층이 겹쳐 있는 집이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외부에서, 머무는 사람들을 위한 중정을 지나, 개별 자연과 마주하고 있는 내 침대에 이르게 된다. 중정은 숙소동에서 가장 공적인 공간이다. 이곳을 중심으로 바깥으로 갈수록 사적인 공간이 배치된다. 체류하는 사람들은 중정을 거쳐 각자 방으로 들어가며, 중정을 마주하고 있는 라운지 공간에서 대화를 나눈다. 이 장소에 머무는 것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전제로 하기에 방은 ‘휴식’이라는 최소의 행위만으로 축소된다. 침대에서는 각자의 창문을 통해서 외부의 나무, 자연과 마주한다.(글 강예린, 이치훈 / 진행 방유경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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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예린(서울대학교), 건축사사무소 에스오에이(이치훈, 이재원)
정유리, 이정연, 유승은, 조재민, 이윤석, 김정민
충청남도 서산시 해미면 동문1길 40, 42
문화시설, 전시, 숙박시설
24,518㎡
2,134.98㎡
3,719.61㎡
지상 2층, 지하 1층
8대
8m
8.71%
15%
철근콘크리트조, 철골조
컨퍼런스동 – 고흥석 잔다듬 / 숙소동 – 사비석 잔다듬
컨퍼런스동 – 석고보드, 알루미늄그리드루버 / 숙소동 – 탄화목
터구조
유성기술단
명지건설
2018. 8. ~ 2020. 4
2020. 4. ~ 2022. 5.
106억 원
서산시
랩디에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