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2022년 12월호 (통권 661호)
부산에서 포항으로 이어진 바닷가에는 많은 숙소들이 있다. 진하해수욕장은 과거의 번영을 뒤로 하고, 지금은 주변 해수욕장들보다 찾는 이들이 적다. 관광지가 아닌 이곳에 다른 바닷가 숙소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새로움을 사람들에게 선사하는 작은 독채 풀빌라를 기획 하는 프로젝트였다. 자연의 풍경을 파괴하는 것이 아닌 노후화된 해변 경관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소소한 건축 장치가 되기를 기대했다.
일곱 개의 섬
대지에서 진하해수욕장을 바라보면 소나무 숲이 있는 큰 섬을 발견할 수 있다. 건축물을 진하해수욕장과 이어진 또 하나의 바다로 상정하고, 건너편에 보이는 자연의 섬과 연결되면서도 독립된 또다른 일곱 개의 섬을 구축하고자 했다. 일곱 개의 섬은 부지 전체에 흩뿌려져 있고 섬과 섬 사이를 통해 단지 내부에서는 바다의 풍경을, 외부에서는 단지의 풍경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건축으로 구축된 섬에 들어가는 순간 관념의 시간은 정지된다. 그리고 오로지 하늘로만 뚫린 정지된 사이 공간을 거쳐 들어오는 빛과 물에 반사된 빛을 통해 자연의 시간을 느낄 수 있다.
공간 속의 공간들
일곱 개의 섬을 구축하는 방법은 단순한 정사각형 형태다. 11m의 변을 가진 정사각형은 온전한 네 개의 벽으로 구성된다. 네 개 벽 안에는 2m의 사이 공간이 사면의 수영장을 구성한다. 사면의 수영장 안에는 유리로 구축된 하나의 실내 공간이 내부의 또 다른 섬처럼 구성되어 있다. 실내 공간 안에는 다시 2m의 정사각형으로 구성된 화장실과 샤워실 그리고 설비 유틸리티가 있다. 그리고 설비 유틸리티 상부에서는 하늘과 연결된 천장의 오픈 사각형 구조물이 있으며, 그 천장을 통해 빛이 떨어진다.
격자형 구조체
겹겹이 쌓인 공간들을 인식할 수 있도록 내부 공간을 지지하는 기둥 및 벽체의 구조체를 없애고 독립된 공간을 구축했다. 내부 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떨어져 나간 네 개의 벽은 모든 힘을 받아내는 수직 구조체다. 공간 속의 공간인 사이 공간과 천창을 구축하고, 슬래브를 오픈하기 위해 격자 형태를 구조 원리로 사용했다. 수영장 상부에 형성된 구조보는 시간에 따라 다양한 그림자를 네 벽과 수영장 그리고 실내 공간에 들여온다. 공간 속의 공간들은 구조와 분리됐지만 시간에 따라 변하는 빛은 구조와 분리된 공간들을 다시 하나로 연결한다. (글 정웅식 / 진행 박지윤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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