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4년 2월호 (통권 675호)

봉의산 비탈마을에 대응하는 공간적 해법
강원도 춘천의 봉의산 비탈마을은 지형에 순응하는 작은 규모의 도시 조직으로, 현대의 보편적 구조인 철근콘크리트조와 철골조부터 근현대 시기의 목구조와 조적조 등 다양한 건축물들이 낮은 밀도로 형성돼 다소 복잡하고 산만한 풍경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는 교동살롱이 이 마을의 유・무형적 가치를 담아내며 과하게 도드라지지 않기를 바랐다.
큰 덩치에 닫힌 형태의 관공서 건축을 지양했고, 가급적 작은 단위의 조합으로 마을 어디서든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건물은 두 개의 동, 다섯 개의 프로그램을 가진 공간으로 구분돼 있으며, 두 개로 나뉘어진 동에는 서로 다른 형태와 외장재를 적용해 독립된 대지 혹은 단지의 개념을 없애고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건축물로 보이도록 의도했다. 각 공간마다 전기, 수도, 통신 등의 설비도 분리해 추후 유지관리가 용이하도록 했다.
교동살롱의 주된 설계 의도는 대지 내에 골목길을 계획해 개별 프로그램이 변경되거나 작동하지 않더라도 주민에게 늘 열려 있는 마을의 일부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공공건축’에는 여전히 다양한 변수가 있기에 정상적으로 작동할지,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주인 없는 집’이 되어 갈지는 지켜볼 일이다.
대지 내 골목길은 로비와 복도의 역할을 하며 건축물은 여러 개의 출입구를 가진다. 로비와 복도가 실내에 있지 않고, 주 출입구가 없어 어찌 보면 공간 위계나 질서 없이 건축물을 미완의 상태로 남겨두는 듯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완결형으로 존재하는 도시 건축의 일반적인 해법과는 다른 이 건축이 마을의 정체성을 담아내기에는 더 적합하다고 보았다.



경량목구조와 경량철골조
마을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데에는 시각적으로 무게감 있어 보이는 중목구조보다 작은 단위 구조재(래프터, 스터드 등)의 집합으로 구축돼 상대적으로 가벼워 보이는 경량목구조가 더 부합한다고 보았다.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한 위압감 없는 공간을 의도했고, 옥외 데크와 처마 등 천장 구조가 노출되는 공간에서는 래프터들이 부유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면서 부재 각각의 존재감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이는 각각의 작은 건축물과 그 건축물들의 집합이 동시에 마을의 풍경으로 인지되는 비탈마을의 이미지와도 연결될 것이다.
경량목구조 부재의 최대 길이 6m로 구현 가능한 공간의 한계를 넘기 위해서 규격재의 접합은 필수적이었고, 우리는 또 다른 가벼운 구조인 경량철골조를 활용했다. 경량철골조의 부재는 한국에서 구하기 쉽고 다루기 쉬운 보편적 재료다. 경량목구조와 경량철골조가 잘 버무려져 구조적으로 제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특히 경량목구조가 어떠한 방법으로 확장 가능할지 확인해 보고 싶기도 했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목재의 사전 가공을 지양하고 경량목구조 부재를 현장에서 목수들이 어렵지 않게 시공(재단, 간단한 가공)할 수 있도록 의도했다. 구조기술사와의 협업에서도 이러한 방식이 실현될 수 있도록 조율했으며 꼭 필요한 부분에서의 중목구조(기둥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경량목구조를 사용하는 원칙을 정했다. 전작으로 인연을 맺은 구조기술사와 공모 단계에서부터 협업한 점은 우리가 의도한 구조를 구현하는 데 큰 힘이 됐다. 결과적으로 경량철골조의 적절한 활용으로 경량목구조의 한계를 확장했고, 더 다양한 변주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두 구조의 존재감도 충분히 드러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경량목구조와 경량철골조 사용을 전제로 각 공간마다 구조적 변화를 주었다. 먼저 북카페에서는 경량철골 트러스를 사용했다. 서가와 책상의 자유롭고 가변적인 구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내부 기둥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열교차단을 위해 내부에서부터 경량철골 트러스와 일체화된 경량목구조가 캔틸레버를 형성해 외부 처마 공간의 주요 구조 역할을 하며 이 처마 공간 모서리의 기둥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접합 상세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경량목구조를 기반으로 장기 처짐을 감안한 3m 이상의 캔틸레버 구조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두 번째로는 청춘살롱의 외부 처마 공간에 적용한 V-컬럼(column)이다. 어르신들의 커뮤니티가 주요하게 이뤄지는 공간이기에 내부 공간만큼 외부 처마 아래의 공간은 중요했다. 일조량을 감안한 충분한 활동 공간과 동네가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지붕의 하중을 수직 기둥, 구조벽을 대신해 V-컬럼이 모두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하여 기둥이 없는 충분한 처마 하부 공간을 확보했다.
마지막으로는 마을 입구의 커다란 나무를 형상화한 옥외 데크의 트리-컬럼이다. 특별한 용도를 정하지 않은 넉넉한 반외부 공간을 설정해 다양한 쓰임과 커뮤니티가 발생하도록 의도했다. 강구조로 구현한 트리-컬럼은 지붕의 세장한 래프터가 군더더기 없이 온전히 드러나도록 해 경량목구조 지붕의 시각적 경량화를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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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m²
777.32m²
1,095.88m²
A동 - 지상 2층, B동 - 지상 1층
8
A동 - 10.73m, B동 - 5.36m
38.98%
54.96%
철근콘크리트조, 경량목구조, 경량철골조
벽돌, 스터코, 아스팔트 슁글
목구조 노출, 벽지, 콘크리트 폴리싱
ARCEN, 유원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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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2. ~ 2021. 9.
2021. 9. ~ 2022. 10.
35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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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강원도 원주에서 스튜디오더원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