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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고 흰 빛: 이목동 주택

아키텍츠601 + 김지은건축사사무소

심근영
사진
김재윤
자료제공
아키텍츠601
진행
유진 기자
background

 

 

 

 

집은 사는 이를 닮는다. 선비와 같은 품성의 건축주와의 작업은 이미 길이 제시되어 있는 듯 했다. 건축이 향하는 근본적인 행위의 태도는 수사적 기교가 넘치는 조형으로써 건축이 아닌, 자연과 함께 조응하는 시정(時情)의 아름다움을 향한다. 시각이 아닌 감각이 깨어있는 경험을위해 풍요로운 관계를 이끄는 내재성을 지닌 건축이기를 바랐다. 그것은 곧 진실된 공간작업을 향함을 의미하며, 근원성과 순수성을 바탕으로 보다 구체적인 창의적 표현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그 결과체가 결국 기념비적인 새로움이나 도전적인 건축으로 태어날 것을 기대하진 않는다. 소박하고 겸손한 인상에서 오히려 '친밀감의 정서'를 마주하고 '살고싶은 집'과 같이 온기 서린 풍요로운 분위기와 경험을 전하는 일상의 장소가 되기를 기대한다. 원래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보편적인 언어로 태어난 모습의 건축 외관성은 단순한 기하학미의 차가움에 부드럽고 유연한 곡선이 교차하는 구조미가 사뭇 어딘가 한국 전통의 미감을 닮아있는 듯 느껴진다면 더할나위 없이 기쁘겠다.

 

예술적 표현의 서정성(리리시즘)의 관념아래 지극히 감성적이고 정서적인 측면에서 건축과 공간의 경험과 본질을 연구하며 우리는 주택이 지닌 '집다움'에 진실되게 닿고자 기대한다. 논리와 질서 혹은 표면적 작품성에 점철되어 드러내는 건축이기 전에 보이지 않지만 감각되어지고 감응을 전하는 서정성이 함축된 건축, 사계의 변화와 자연의 경험이 비로소 일상의 새로운 지각을 일깨우고 인간성을 회복하여 풍만한 내면성을 품은 집을 짓는 것이다.

 

  

 

붉은 대지의 구축적 건축 '적(赤)벽돌집' 

건축의 재료는 구축적 특성 가운데 자연의 속성을 변형한 벽돌로 계획했다. 벽돌은 치장재로서 역할 그 이상의 의미를 함의할 수 있는데, 우리는 대지로부터 근원성을 내재한 '흙, 붉은 토양'을 바탕하여 벽돌건축의 물질성과 표피성을 구축하고자 한다. 대지로부터 형성된 '붉은 흙'을 닮은 '적(赤)벽돌'은 재료의 순수성을 내재하여 단일화된 물성을 표현한다. 내진설계를 위한 보강계획과 장인의 구축성이 조화를 이루어 시간의 층위를 이루어낸 벽돌집은 객관적 실제 사이에서 땅으로부터 태어난 재료의 서정성을 드러내는 의미를 나타낸다.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건축의 외관성은 벽돌집이라는 재료가 지닌 구축성과 환경성의 정서로부터 맥락적으로 실제성 너머의 분위기, 깊이감, 친밀감 등의 인식을 이끌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동시에 품어 풍만하고 고유한 인상을 전달한다. 시간의 켜를 입으며 자연스럽게 새겨지는 풍화와 늙어가는 건축의 나이로부터 지속 가능성을 제공하는 벽돌이라는 고유한 재료는 물성적 이미지 너머 재료의 본질적 가능성과 확장성을 제시한다. 또한 거주의 경험가운데 붉은 벽돌건축의 풍경과 조응하는 푸른 하늘과 자연은 색채의 순수한 대비성을 이루며 시간에 의해 변화하는 빛의 다양한 표정을 담아내길 기대한다.

 

 

 

 

 

빛과 '미니멀리즘(Minimalism)'의 감각

건축이 벽돌이라는 재료를 통해 물질성을 기반한 구축성의 맥락 안에서 다소 고전적인 분위기로 서정성과 근원성을 표현한다면, 내부공간은 상대적인 분위기로 비물질성을 향한 의도로써 재료의 미감을 표현하고자 한다. 희고 투명한 인상을 지닌 재료와 색채는 빛이 현상적 예술성으로 경험되어지는 매개로서 순수한 역할을 한다. 보편적이고 단순한 재료로 이루어진 내부공간은 최소한의 형태미를 보여주며, 간결하고 순수한 미학으로 주거로써 기능을 충족한다. 이처럼 최소주의의 금욕적인 공간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빛과 그림자의 아름다운 변주와 공간의 경험을 더욱 분명하고 선명한 존재로 이끌어낸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결국 드러나는 세계의 감각과 사유는 끊임없이 새로운 지각을 제공한다. 비로소 보편적이고 일상적이었던 건축의 언어들은 빛과 조응하는 미니멀한 공간의 지각 사이에서 결국 본질적인 건축과 공간의 존재를 일깨운다.

 

 

 

 

 

 

 

 

배치도 및 1층 평면도

 

  

평면도

 

  

입면도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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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아키텍츠601 + 김지은건축사사무소

위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435.80m²

건축면적

87.10m²

연면적

195.67m²

규모

지상 3층

주차

2대

높이

10.95m

건폐율

19.98%

용적률

44.9%

구조

기초-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철근콘크리트구조

외부마감

외벽-로만 적벽돌(우성벽돌) 지붕-징크0.7T알루미늄

구조설계

SDM 구조기술사사무소

기계,전기설계

덕수ENG

시공

아키텍츠601(건축주 직영)

공사비

9.2억 원

인테리어설계

아키텍츠601

건축주

신은경, 진상욱


심근영
심근영은 건국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에서 수학하였으며, 4년여 실무후 2008년 건축스튜디오 아키텍츠601을 개소하였다. 건축과 공간디자인, 가구디자인 및 브랜딩 경계없는 공간을 기반하여 자연을 닮아 풍만하고 자연스러운 '하나의 언어'를 향해 작업한다. 보이는 것들 너머의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인식과 경험으로서 건축공간과 거주자(사용자)의 의미 관계를 탐구하며, 무의미한 기교와 수사적 장식의 디테일을 경계하는 작업을 지향한다. 2022~2023년 GERMAN DESIGN AWARDS, IF DESIGN AWARDS 수상, 2020년 ITALY A DESIGN AWARDS '브론즈 위너' 등을 수상하였으며, 2019년 IDEA AWARDS 뮤지엄 부문과 아키텍츠-하우스 부문에서 각각 본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