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4년 8월호 (통권 681호)

SETT 문화공간&서분당 유리치 그린캠퍼스 프로젝트는 ‘이곳에서 자연은 일상적인 것이다’라는 개념에서 시작했다. 불규칙한 대지 형태를 창의적으로 활용하고, 도로부터 산까지 이어지는 독특한 매스와 파사드 구성을 통해 랜드마크로 자리 잡도록 설계했다.
불규칙한 대지 형태에 반응하는 전략
부동산 개발 전문 회사인 유리치는 새로운 캠퍼스를 마련하기 위해 지명공모를 통해 건축공방을 설계자로 선정했다. 용인 고기동에 자리 잡은 이 캠퍼스는 계곡과 유원지 등으로 유명한 관광지에서 글로벌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을 목표로 한다. 새로운 캠퍼스는 카페와 고급 식당을 비롯해 유연한 프로그램과 기업을 지원하는 사무시설을 포함하며, 다양한 커뮤니티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주변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했다.
대지는 52m 도로 쪽으로 뻗어나가는 불규칙한 형태이며, 서쪽으로는 산이, 동쪽으로는 고가도로가 보인다. 남쪽으로는 산과 맞닿아 있어 전망이 좋지만 대지 주변에는 각종 맛집이나 관광시설들이 산재해 있어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우리는 길고 불규칙한 대지에 매스를 일자 형태로 배치해 자연과 만나는 면적을 최대화하고, 불규칙한 외부 공간은 작은 숲을 이루도록 했다. 도로와 만나는 부분은 입면 면적을 최대화해 인지성을 부각하고, 건물 내부에 곡면을 사용해 유입과 전면성을 강조하고자 했다. 카페가 위치한 1층은 각각 특색 있는 외부 마당과 적극적으로 연결되도록 구성했다.


유동적 형태를 위한 곡선 파사드 설계
건축의 유동적인 형태에 대한 탐구는 현대건축의 중요한 흐름이다. 우리는 건축이 단순히 고정된 구조물이 아니라 주변 환경, 계절, 사용자의 활동에 따라 변화하는 살아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유동적인 형태의 건축은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는 천편일률적인 커튼월 파사드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디자인으로 건물의 미적, 기능적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고자 했다. 이 건물의 파사드는 각각의 창이 경사형 모듈로 이루어진 곡면이다. 하부는 투명한 유리를 적용하고 2층부터 백색 유리를 사용해 마치 건물 상부가 떠 있는 듯한 클라우드 매스로 설계했다. 이는 특수한 대지 조건을 디자인으로 극복하려는 시도로, 대지 경계와 함께 흐르는 듯한 형태를 띠고 있으며 조각 같은 인상을 남긴다.
건물 2층부터 적용된 유리는 백색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특수 제작된 프릿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백색 도트를 유리에 넣으면 실내에서 밖을 볼 때 일렁거림 현상이 일어난다. 이런 ‘어지러움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실내 측으로 검은색 도트를 한 번 더 프린팅하여 시각적 피로를 줄이고, 실내에서 외부를 볼 때 더욱 편안한 시야를 제공한다. 특히 이 디자인은 렌조 피아노 빌딩 워크숍(대표 렌조 피아노)의 기술 자문을 받아 더욱 정교하게 완성됐다. 커튼월의 평면 형태에는 사선 톱니바퀴 형상을 적용해 자연으로 시선을 두도록 했다. 내부에서는 멀리언을 반으로 나누어 더욱 가벼운 느낌을 준다.



©DESIGNYEGAM
파사드는 초기 설계 단계에서 세미-유니타이즈 커튼월 시스템을 고려했으나, 비용 절감 및 시공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 현장에서 부재를 조립해 설치하는 스틱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세미-유니타이즈 커튼월 시스템을 사용하려고 한 이유는 여러 가지 장점 때문이었다. 공장에서 미리 제작된 패널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현장 시공 시간을 단축하고, 품질 관리를 용이하게 한다. 또한 기밀성과 단열성이 뛰어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구조적으로도 안정적이다.
유선형의 파사드 면으로 인해 초기 31개 타입으로 계획된 파사드 패널은 최종적으로 12개 타입까지 조정해 효율성을 높였다. 층과 층 사이에 수평 간격을 두어 3개 층의 매스가 분리되면서 상부가 가볍게 느껴지도록 설계했다.
북측 파사드는 알루미늄 프로파일 위에 파우더 코팅을 적용하여 브릭 파사드와 같은 질감을 연출했다. 아날로그 형태의 디지털 미디어 파사드는 LED가 꺼져 있어도 본연의 입면성을 유지하도록 디자인했다. ㄷ자로 만들어진 프로필 하단에 LED 조명을 설치하고, 상부 면에 빛을 반사시켜 외부에서 광원이 직접 보이지 않도록 세심하게 설계된 디테일을 적용했다. 미디어 파사드는 광원 없이 빛만 움직이는 듯 연출되고, 이 자체로 미디어 아트가 된다.

(left) Section detail of the north media façade, (right) Plan detail of the north media façade

Curtain wall detail of east and west
자연과의 소통을 위한 전략
건물의 지반층은 자연과의 소통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면을 저철분 유리와 글래스 핀으로 구성해, 외부로의 개방감을 증대시킨다. 이러한 입면 설계는 건물 내부에서도 자연스러운 채광과 탁 트인 전망을 제공하며, 건축물이 주변 환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한다. 건물 양 끝에는 7.2m 높이의 글래스 월을 계획했는데, 이 부분은 46mm 복합 유리를, 나머지 부분은 36mm 유리를 사용해 견고함과 투명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SETT 문화공간&서분당 유리치 그린캠퍼스는 단순히 기능적인 공간을 넘어, 사용자가 자연과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을 창출한다. 자연 풍경을 건축에 통합하는 것은 건축공방의 핵심 철학 중 하나다. 이를 위해 건축물의 위치ㆍ형태ㆍ재료 선택 그리고 첨단 기술을 통해 주변 자연 풍경과의 조화를 꾀한다. 우리는 이러한 건축물을 통해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며, 건축이 단순히 공간을 형성하는 것이 아닌 삶을 풍요롭게 하는 예술적 표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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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공방(박수정, 심희준)
김승환, 이영목, 신지원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고기로 437
근린생활시설
2,872m²
803.5m²
6,778.1m²
지상 4층, 지하 2층
48대
20.8m
27.98%
96.06%
철골철근콘크리트조
스틱 시스템
테라조 타일, 노출콘크리트, 페인트
센구조
(주)선진설비
(주)대경전기
(주)이안알앤씨
2019. 4. ~ 12.
2019. 6. ~ 2022. 12.
245억 원
(주)유리치
마음 디자인스튜디오
더숲
프론트
오알케이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