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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스를 설계하다: 분해의 적층 | 이용주건축스튜디오

이용주건축스튜디오(이용주)

글
이용주
사진
이용주건축스튜디오(별도표기 외)
자료제공
이용주건축스튜디오
진행
박지윤 기자
background

「SPACE(공간)」 2025년 11월호 (통권 696호)

 

 

 

분해농장_계단(2022)은 건설 폐기물, 특히 자연 분해에 500년이 걸리는 스티로폼을 산업용 로봇과 밀웜 생태를 결합해 처리하는 실험적 파빌리온이었다. 로봇팔의 열선 커팅으로 가공된 구조물 속에서 밀웜이 스티로폼을 먹고 무해한 배설물을 배출해 이끼와 식물의 성장 기반을 만드는, 인공과 자연의 순환이 공존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초기 의도와 달리 새 스티로폼을 구입해 제작해야 했던 재료 수급 방식은 프로젝트의 가장 큰 한계였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후속 실험이 분해의 적층(2025)이다. 

 

 

 

분해의 적층 워크플로 

 

이 작업은 도시 폐기물 처리장에 장기간 방치된 폐스티로폼 적치물을 원형 그대로 3D 스캔해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 3D 툴에서 일부를 절삭하고 표면에 굴곡과 홈을 조형하여, 밀웜이 이동하고 서식하며 먹이를 찾는 경로이자 은신처가 되도록 디자인했다. 완벽히 디지털화된 형상은 산업용 로봇팔을 통해 정밀하게 가공되었고, 숲속의 수목 식재 패턴과 결합해 밀웜에게 최적의 서식 환경을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구조물로 완성되었다. 밀웜과 먹이를 함께 투입하면 구조물은 서서히 분해된다. 밀웜은 스티로폼을 먹으며 성장하고, 탈피를 거쳐 성충이 되는 생애 주기를 마친다. 이 과정은 재료의 물리적 침식과 생물학적 소멸이 동시에 일어나는 장면을 드러낸다. 분해의 적층은 단순한 곤충 사육이나 폐기물 재활용을 넘어, 재료의 출발에서 소멸까지의 전 과정을 건축적 프로세스로 전환하는 실험이다. 여기서 ‘분해’와 ‘적층’, ‘제작’과 ‘해체’라는 상반된 개념은 한 구조물 안에서 공존하며, 인공과 자연이 서로 잠식하고 스며드는 새로운 경관을 만들어낸다. 

 

 

 

 

 

 

 

월간 「SPACE(공간)」 696호(2025년 11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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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이용주건축스튜디오(이용주)

설계담당

오다찬

위치

서울시 노원구 공릉로 232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내

용도

파빌리온

건축면적

20㎡

연면적

20㎡

높이

3.2m

설계기간

2025. 2. ~ 3.

시공기간

2025. 3. ~ 4.

공사비

1백만 원

코딩 및 시공

로보틱 패브리케이션 스튜디오 (오다찬, 이도권, 최준서, 이다원, 이원석, 이헌, 조은채,


이용주
이용주는 공간의 모든 층위에서 실험성을 추구하는 건축가다. 그는 일상에 새로운 자극을 불어넣을 수 있는 건축을 다양한 스케일과 매체로 탐구해왔다. 국립현대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 베니스비엔날레 등에서 전시에 참여했으며, 대한민국 공공건축상, iF 디자인 어워드, 「아키텍처럴 레코드」의 디자인 뱅가드 등 국내외 디자인상을 다수 수상했다. 연세대학교와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했으며, 현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 조교수로서 로보틱 패브리케이션 스튜디오를 이끌며 연구와 창작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저서로 『생각의 구축』(2024)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