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북동 우손갤러리에는 두 개의 세계가 있다. 우선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외부와 내부의 세계이다. 우손갤러리는 성북로에서부터 점차 북측으로 높아져 북악산로에 이르는 구릉지의 초반부에 위치하고 있다. 신축 이후 약 50년이 지났고 주변은 비교적 대규모의 주택이 분포하고 있는 주거밀집지역이다. 갤러리로 리모델링하기 전과 비교하였을 때 건축물의 볼륨은 거의 유지되었고 외벽의 주된 재료도 동일하다. 우손갤러리의 외부는 콘텍스트, 시간, 유사성 등의 개념어와 연관성이 높다.
갤러리로 변모하기 이전 방을 구성하고 있던 내부 벽체는 철거되어 사라졌고 새로 설치된 철골기둥과 보가 중요한 구조적 역할을 대신한다. 용도는 주택에서 문화 및 집회시설로 크게 변하였고 내밀한 방으로 구성되어 있던 건축은 오픈플랜으로 바뀌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우손갤러리의 내부는 프로그램, 공간, 상이함 등의 단어들과 맞닿아 있다.

갤러리가 가진 두 가지의 세계는 다소 상반된 성격을 가진다. 우손갤러리 계획의 가장 기본적인 입장은 이 두 개의 세계의 특성을 오히려 강화하고 증폭하는 것이다. 오랜 시간 그 장소에 양측으로 경사진 지붕을 가지고 있던 기존 건축의 형상은 그대로 유지하고 지상 1층에 증축된 부분 역시 원래 지붕의 경사와 동일하게 계획한다. 주택의 창은 기존 건축의 주재료인 붉은 벽돌로 쌓아 막는다. 새로 쌓은 벽돌은 기존의 벽돌과 유사한 색상과 재질을 가진 것으로 선택하였다. 개구부에 쌓아올린 붉은 벽돌은 기존 건축의 형태와 조형성을 강화시켜 같은 장소에 있으나 갤러리로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반면 갤러리의 내측은 모든 것이 변했다. 방은 모두 사라져 하나의 공간이 되었고 특색 있던 벽은 작품을 기다리는 백색의 바탕 면이 되었다. 실내마감재료의 갯수는 최대한 적게하고 재료의 만남은 표정을 없애 중립적이다. 작품이 걸리게 될 수직의 백색면이 우선하고, 단열 등의 조치와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수직의 철골기둥은 벽체 안으로 숨긴다. 철골보는 천장에 노출되게 되는데 구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의도라기 보다는 주택이 갤러리로 변하면서 가지는 태생적인 한계인 층고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적인 노력이다. 갤러리로서 기능을 강화하고 주택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 내부 계획의 주요한 개념이며 이를 위해 재료의 물성과 마감이 주는 고유한 감각은 감소하거나 아예 소거되었다.

미술관에 비해 갤러리는 내밀하고 개인적인 느낌을 주었다. 본질적이면서도 기초적인 사항은 다름이 아니라 경사지붕 때문에 층고가 제법 높은 주택을 갤러리로 바꾸려고 하는 시도이다. 성북동, 고저차가 나는 지형, 사선지붕을 가진 주택을 갤러리로 바꾸어 쓰는 것은 일종의 생소함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기존의 조형성을 최대로 유지하여 덩어리는 강조하는 것에, 개구부를 붉은 벽돌로 메워 시간을 은유하는 것에, 조적조를 철골조로 치환하여 오픈 스페이스로 변환하는 것에, 무색무취의 백색 내부을 구현하는 것에 일말의 급진성이 있다면 그것은 갤러리의 새로운 시도에 기대고 있다.
성북동 우손갤러리의 외부와 내부, 콘텍스트와 프로그램, 시간과 공간이라는 두 세계는 각각 다른 성격을 분명히 한다. 다르다는 것 자체와 그것이 증폭되는 것도 중요하나 양측이 유연하게 전환되는 건축이기를 기대한다.



지하 1층 평면도

1층 평면도

2층 평면도

개념도
개념도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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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진
배창현, 이승재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 2-23
문화 및 집회시설(전시장)
380.00㎡
181.90㎡
444.21㎡
지하 1층, 지상 2층
1대
7.3m
47.87%
86.07%
철골조+조적조
기존 벽돌 메우기, 기존 강판지붕
석고보드 위 페인트
㈜한구조엔지니어링
㈜청림이엔지
엠케이청효주식회사
㈜더집건설+라인건업
2023.3. ~ 2023.12.
2024.1. ~ 2024.12.
김은아
㈜그루스튜디오
서울시 공공건축가, 서울대학교 설계스튜디오에 출강한 바 있으며 2020 젊은건축가상, 2022 한국건축문화대상 신진건축사부문 우수상 등을 수상하였다. 서울시립미술관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노실의 천사>, 리움미술관 <조선의 백자, 군자지향>, 베니스 퀘리니 스탐팔리아재단 <유영국 : 무한 세계로의 여정> 전시를 디자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