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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의 전환, 질서의 전복: 포레149

데모+건축사사무소

글
최성식
사진
박영채
자료제공
데모+건축사사무소
진행
김정은 편집장
background

「SPACE(공간)」 2026년 9월호 (통권 706호) 

 

 

 

 

사이트

처음 사이트에 도착했던 순간이 아직도 기억난다. 동두천 시내에서 차로 5~10분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완전히 다른 공간에 들어선 듯한 느낌이었다. 도심의 밀도와 소음이 채 가시기도 전에, 어느 순간 어떤 선을 넘은 것처럼 공기가 바뀌었다. 그 선이 정확히 어디였는지는 지금도 짚어내기 어렵다. 다만 그 순간을 경계로 도시의 감각은 뒤에 남고, 전혀 다른 밀도의 공간이 시작되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인 가운데, 대지는 그 숲 한가운데 너른 터를 차지하고 있었다. 숲에 난 틈이라기보다, 숲이 스스로 비워둔 자리 같았다. 주변 수로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 새소리, 바람에 쓸리는 풀소리가 겹겹이 들려왔고, 그 소리들 안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자연 속에 완전히 놓여 있다는 감각이 다가왔다. 

 

 

 

 

 

이곳을 처음 걸으며 느꼈던 것—안으로 들어올수록 깊어지는 감각, 경계를 넘는 순간의 전환—은 이후 설계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태도가 되었다. 

중정에서 보이드로, 보이드에서 프로그램으로, 다시 숲으로 이어지는 시선의 심도(深度)는 결국 그때 몸으로 느꼈던 경험을 건축적으로 옮겨놓은 것이었다.건축주의 요구 조건은 의외로 단순했다. 카페와 스테이가 기능적으로는 분리되어 있지만, 하나의 작은 리조트 건축물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로 다른 프로그램을 분리하면서도 어떻게 하나의 장소로 묶어낼 것인가. 동시에 소비의 공간인 카페·레스토랑과 스테이라는 체류의 공간을 한 건축 안에 녹여내어, 그 경계를 흐릴 수 있을지도 함께 고민했다.

 

 

 

 

 

전복된 공간의 질서

루이스 칸의 주공간(served space)과 봉사 공간(servant space) 개념에서 봉사 공간은 본질적으로 부차적인 것, 주된 프로그램을 보조하기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그 위계를 뒤집는 데서 출발했다. 자연으로 둘러싸인 사이트의 조건은 이 전복을 당연하게 느껴지게 했다. 모든 시선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흐르도록계획했고, 서로 다른 네 개의 프로그램(카페 1실, 스테이 3실)은 각각 외부의 숲을 향해 대지의 외곽으로 배치되었다. 그 결과 중정형 건물의 배치가 자연스럽게 도출되었다. 중정에서부터 바깥으로는 하나의 레이어가 아니라 겹겹의 레이어로 구성된다. 중정-보이드-프로그램-숲으로 이어지는 여러 겹의 시퀀스는 단순한 동선이 아니라 시선의 심도를 축적하는 장치다. 각 레이어를 통과할 때마다 외부를 향한 시선은 한 겹씩 깊어지고, 그 깊이만큼 자연이 즉각적으로 소비되는 풍경이 아니라 서서히 지각...

 
*기사 원문은 월간 「SPACE(공간)」 706호(2026년 09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와 함께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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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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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데모+건축사사무소(최성식)

설계담당

박형국

위치

경기도 동두천시 상패동 149

용도

근린생활시설(카페), 단독주택(스테이)

대지면적

1,631㎡

건축면적

324.76㎡

연면적

420.07㎡

규모

지상 2층

주차

3대

높이

7.32m

건폐율

19.91%

용적률

25.76%

구조

목구조

외부마감

탄화목

내부마감

목재, 도장, 석재

구조설계

프레임캐드, (주)금나구조기술사사무소

기계,전기설계

지엠이엠씨

시공

티씨엠종합건설(주)

설계기간

2024. 4.~2025. 4.

시공기간

2025. 1.~12.

공사비

15억 원


최성식
최성식은 국민대학교에서 공부한 후 여러 실무 경험을 쌓았다. 건축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과 공동 창작을 이어가기 위해 데모+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다. 다중적이고 과밀한 도시와 건축, 미디어가 넘쳐나는 스마트폰 세상 속에서 비판적 시각으로 도시와 공간 그리고 건축(혹은 비슷한 것)을 탐구한다. 결과물이 다소 거칠고 부족할지라도, 새로운 가능성과 지향점을 선명하게 품은 소프트웨어나 음악의 데모 버전처럼 읽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