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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심의 원이 만든 열린 쉼의 장소: 파크 오아시스

스테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글
홍정희, 고정석
사진
홍기웅
자료제공
스테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진행
김혜린 웹에디터
background

 

 

 

파크 오아시스는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단지 안에 자리한 외부 커뮤니티 시설이자, 단지 주민과 외부 이용자 모두에게 열려 있는 작은 공공의 쉼터이다. 이 장소는 단지 내부의 조경 공간 속에 놓여 있지만, 동시에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을 마주하는 도시적 위치를 갖는다. 아파트 단지의 내부와 올림픽공원이라는 거대한 공공 녹지, 그리고 그 사이를 연결하는 지하철역의 동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파크 오아시스는 단순한 부대시설을 넘어 일상과 도시, 주거와 공공성이 교차하는 경계의 장소가 된다. 

 

올림픽공원은 서울의 동쪽에서 가장 강한 공공적 기억을 가진 장소 중 하나다. 넓은 녹지와 광장, 조형물, 산책로가 만들어내는 스케일은 일상의 주거 단지와는 다른 도시적 개방감을 갖는다. 파크 오아시스는 그 거대한 공원의 입구를 정면으로 마주한 위치에서 단지 안으로 들어온 또 하나의 작은 공원처럼 작동한다. 외부에서 접근하는 사람에게는 올림픽공원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의 작은 쉼표가 되고 단지 주민에게는 일상의 동선 안에서 자연과 물, 그늘과 빛을 가까이 경험하는 장소가 된다.

 

 

 

 

 

 

건축은 하나의 원형을 기본으로 한다. 원은 중심을 만들고, 시선을 모으며, 사람을 안쪽으로 이끈다. 그러나 파크 오아시스의 원은 완전히 닫힌 중심성을 만들기보다 조금씩 어긋나고 흔들리며 열린 흐름을 만든다. 회랑과 실내공간은 중심의 수공간을 향해 시선을 모으지만 그 주변의 조경과 외부 동선은 원을 따라 유연하게 이어진다. 사용자는 한 지점에 멈추기보다 천천히 걷고, 앉고, 바라보고, 다시 움직이면서 공간을 경험한다. 이곳의 원형은 정지된 상징이라기보다 움직임을 품은 질서에 가깝다.

 

이러한 감각은 지붕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파크 오아시스의 지붕은 박공지붕의 구조를 따르지만 일반적인 정박공의 반복으로 구성되어 있지는 않다. 평면에서 보면 지붕의 가장 높은 선을 이루는 원, 안쪽 처마선을 이루는 원, 바깥쪽 처마선을 이루는 원이 서로 같은 중심을 공유하지 않는다. 세 개의 원은 근접해 있지만 미세하게 어긋나 있으며, 이 편심의 관계가 박공면의 크기와 기울기, 처마선의 높이를 계속 변화시킨다. 그 결과 지붕은 하나의 원형 건축물을 덮고 있으면서도 균일한 링처럼 읽히지 않고, 걷는 위치와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입체적인 표정을 갖는다.

 

 

 

 

 

 

지붕의 밑단은 일정한 높이로 닫히지 않는다. 치마 자락이 바람에 따라 가볍게 흔들리듯 처마선은 높아졌다 낮아지며 공간의 표정을 바꾼다. 어떤 구간에서는 낮아져 사람의 몸에 가까운 그늘을 만들고, 어떤 구간에서는 높아지며 시야를 열어 조경과 하늘을 끌어들인다. 이 변화는 장식적인 형태가 아니라 회랑을 따라 이동하는 사람의 속도와 시선에 맞춰 공간의 밀도와 개방감을 조절하는 장치다. 같은 원을 따라 걷고 있지만 사용자는 매 순간 다른 높이의 지붕, 다른 크기의 박공면, 다른 깊이의 그림자를 만나게 된다.

 

외부에서 보면 지붕은 거대한 나무와 녹색 조경 사이에 낮게 놓인 하나의 곡선적 풍경처럼 읽힌다. 주변의 고층 주거동이 수직적인 배경을 이룬다면, 파크 오아시스는 그 아래에서 수평적으로 몸을 낮추고 나무 사이를 따라 흐르는 구조물이 된다. 금속 지붕의 차분한 물성과 반복되는 박공면은 도시적 선명함을 갖지만, 그 형태는 조경의 유기적인 곡선과 맞물리며 부드럽게 풀어진다. 건축은 조경을 지배하기보다 나무와 물, 그늘 사이에 놓인 하나의 회랑이 된다.​ 

 

 

 

 

 

 

원의 중심에는 수공간이 놓인다. 회랑과 실내공간에서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이 중심을 향하고, 바닥의 단차를 따라 물은 낮은 곳으로 흘러내리며 공간에 깊이와 시간을 만든다. 물은 단순한 장식 요소가 아니라 이 원형 공간의 감각적 중심이다. 수면은 주변의 지붕과 나무, 하늘과 빛을 비추고 그 가운데 놓인 아트피스는 장소의 상징적 초점을 이룬다. 사용자는 회랑을 따라 걷다가 수공간을 바라보고, 브릿지를 건너며 물 위를 통과하고, 다시 유리 너머의 실내에서 같은 중심을 다른 거리로 마주한다.

파크 오아시스의 실내 티하우스는 이 중심성을 가장 차분하게 경험하는 장소다. 투명한 유리면은 내부와 외부를 분리하면서도 시선을 끊지 않는다. 내부의 목재 천장과 부드러운 곡선은 외부 회랑의 흐름을 이어받고 유리 너머의 수공간과 조경은 실내에 머무는 사람에게도 계속해서 움직이는 장면을 제공한다. 차를 마시거나 잠시 앉아 있는 행위는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물과 나무, 빛과 그림자의 변화를 느끼는 느린 경험이 된다.​

 

 

 

 

 

 

이처럼 파크 오아시스의 원은 중심을 향하지만 중심에 갇히지 않고, 안으로 모이지만 다시 바깥으로 열린다. 서로 다른 중심을 가진 세 개의 원은 건축의 형태를 미세하게 흔들며 회랑과 지붕, 처마와 바닥, 물과 조경 사이에 살아 있는 리듬을 만든다. 고요하지만 멈춰 있지 않고, 닫혀 있는 듯하지만 주변의 녹지와 도시의 흐름을 향해 열려 있다. 파크 오아시스는 그렇게 도심의 빠른 일상 사이에 놓인 작지만 선명한 쉼의 원, 그리고 연결의 풍경이 된다.

 

 

 

배치도(왼쪽)와 평면도(오른쪽)

 

단면도

 

입면도

 

 

매스 프로세스 다이어그램

 

 

아이소메트릭(왼쪽)과 대지 분석 다이어그램(오른쪽)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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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스테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STAY Architects)

설계담당

홍정희, 고정석, 김문겸

위치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로 393

용도

야외음악당

대지면적

109,864.8m² (단지 전체 대지면적)

건축면적

264.36m²

연면적

264.36m²

규모

지상 1층

높이

5.7m

구조

철골구조

외부마감

징크, 강화유리, 호피석, 화강석

내부마감

세라믹, 우드스크린루바, 우드필름

구조설계

유노텍 구조기술사사무소

시공

㈜MK종합건설

설계기간

2024. 12. ~ 2025. 5.

시공기간

2025. 6. ~ 2025. 12.

건축주

아이파크 현대산업개발

인테리어설계

스테이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STAY Architects)


홍정희, 고정석
홍정희는 스테이 아키텍츠의 대표이자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이다.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건축석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다년간의 실무 경력을 쌓은 후, 2018년에 스테이 아키텍츠를 설립하였다.
고정석은 John Kelly Architects, VOA associates 그리고 국내에서 다년간의 실무경력을 쌓은 후 홍정희 소장과 함께 스테이 아키텍츠를 운영하고 있다.
2022년 한국 리모델링 건축대전에서 스테이 아키텍츠의 사옥으로 환경부 장관상인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2026 ASIA DESIGN PRIZE WINNER, 2025년 경상북도 건축상 우수상, 2025년 서초구 건축상 우수상, 2025년 GOOD DESIGN 산업통상부장관상 등 다수 수상하였다.
공간의 본질적 가치와 변화하는 가치에 대해 고민하며, 변화의 흐름 속에서도 사람의 두발은 여전히 땅에 닿아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개인의 경험과 장소가 소통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